부산항 마비…6단 컨테이너까지 등장

입력 2021-05-02 17:41   수정 2021-05-03 00:58


지난달 30일 부산역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부산신항 4부두(HPNT) 터미널. 40m 높이의 거대한 안벽 크레인 12기가 정박된 선박에 쉴 새 없이 컨테이너를 올리고 있었다. 컨테이너가 겹겹이 쌓여 있는 야드에선 빈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부산신항 야드에서 컨테이너를 수직으로 쌓을 수 있는 최대 높이는 6단(약 15m)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3단까지 올렸는데 올 들어 컨테이너가 6단까지 빽빽하게 쌓인 상태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2차 해운 화물대란’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극심한 물류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항만 관계자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수용능력이 포화상태를 넘어 마비 직전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박이 부족한 상황에서 화물이 몰려 선적 지연→입항 차질→부두 생산성 하락→선박 회전율 급감으로 이어져 화물대란을 키우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부산항의 컨테이너 월간 물동량은 200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2006년 개장 이후 처음으로 200만TEU를 넘어섰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평균 월간 물동량(183만TEU)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물동량은 최대 2400만TEU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2199만2000TEU) 대비 9.1% 증가한 수치다. 2015~2019년 연평균 물동량 증가율(3.1%)의 세 배에 육박한다.

항만의 컨테이너 수용여력을 뜻하는 장치율도 4월 90%대로 치솟았다. 최근 3년 평균 장치율(66%)을 훨씬 웃돈다. 더 이상 화물을 소화할 수 없는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부두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컨테이너는 인근 민간 물류센터에 방치되고 있다.

화물 적체로 부두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선박 회전율도 급감하고 있다. 올 들어 부산신항 앞바다에 있는 묘박지(임시 대기 장소)엔 수십 척의 배가 입항 순서를 기다리며 최소 하루 이상 대기하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선박 부족에서 시작된 화물대란이 항만 물류 마비로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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