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최고 주식인 애플에도 공매도…말이 안돼" [버크셔 주총]

입력 2021-05-02 09:29   수정 2021-06-01 00:02


가치투자의 대가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경제가 놀랍도록 효율적인 방식으로 초고속으로 부활했다”고 진단했다. 버크셔 해세웨이는 애플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주식을 집중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핏 회장은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최한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1839년 설립된 버크셔 해세웨이는 연례 주총을 작년까지 본사가 있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개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엔 LA에 거주하고 있는 찰리 멍거 부회장을 위해 장소를 LA로 옮겼다. 버핏 회장은 올해 90세, 멍거 부회장은 97세다. 다만 코로나 방역 규제 때문에 주주들과의 질의응답은 작년과 같이 화상으로 진행됐다. 주총 시간은 총 4시간여에 달했다.

이날 주총에서 버핏 회장은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 팽창 정책과 대규모 부양책이 경제를 효율적으로 부활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책 효과 덕분에 미 경제의 85%가 초고속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최고…주식 매도한 것은 후회한다”
버핏 회장은 “애플 주식을 매도한 걸 후회하고 있다”고 자성했다. 앞서 버크셔 해서웨이는 작년 4분기에 보유 중이던 애플 보유지분 중 3.7%를 매각했다. 올 3월 말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의 애플 보유 주식은 1110억달러다.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애플의 최대주주다.

그는 “우리는 애플을 살 기회를 얻었으나 일부를 팔았다”며 “아마도 실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애플 주식은 아직도 엄청나게 싸다”며 “애플 제품은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고 극찬했다. 애플 주가가 올 들어 횡보하고 있으나 투자 매력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동차와 애플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한다면 자동차를 포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주 매도는 잘 한 일여전히 관심 없다
버핏 회장은 “항공주엔 여전히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작년 항공주를 전량 매도한 뒤 해당 주식이 급등하면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항공 산업의 수익력이 감소했고 해외 여행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며 “이 산업이 잘 되길 바라지만 관련 주식을 사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어떤 산업이 미래에 훌륭할 지 생각하는 것보다 개별 종목을 고르는 것이 훨씬 복잡한 일”이라고 했다.

100년 전만 해도 자동차가 미래 핵심 산업이 될 게 분명했으나, 관련 기업 중 2000여 곳은 이미 사라졌다고 부연했다.

우회 상장 수단으로 각광 받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버핏 회장은 “내가 이해하기로 스팩들은 2년 안에 돈을 써야 한다”며 “만약 누군가가 머리에 총을 겨눈 뒤 2년 안에 어떤 기업을 사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식의 열풍이 영원히 갈 수는 없다”고 했다.

멍거 부회장은 미 연방정부의 돈풀기 정책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더 많은 재정 지출을 요구하는 현대 통화이론가들은 너무 자신감에 넘친다”며 “무제한으로 그렇게 하면 참사로 막을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질문하자…버핏은 답변 회피
이날 주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버핏 회장은 답변을 회피했다. 다만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매수하는 사람이 다수인 상황”이라며 “이들의 큰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간접 비판했다.

멍거 부회장은 직설적으로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비트코인이 점점 주류로 편입되고는 있지만 그 자체로 혐오스러운 것”이라며 “문명의 이익과도 배치된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는 이들의 가치투자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증권앱 로빈후드 열풍엔 강하게 비판
버핏 회장은 온라인 무료 증권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투자자들의 도박 본능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는 “로빈후드가 투기를 부추겼을 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을 마치 카지노처럼 바꿔버렸다”고 지적했다. “(로빈후드 투자자들에게) 누구도 언제 시계가 자정 종을 칠 지 얘기해주지 않은 상태에서 (신데렐라 장신구들이) 호박과 쥐로 변해 버렸다”고 비유했다.

로빈후드는 기존 증권사들과 달리 수수료 없이 가입자들이 무료로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이다.

버핏 회장은 “로빈후드가 생전 처음 투자에 나서는 사람에게도 하루 수십번씩 거래하도록 만들었다”며 “동시에 (게임스톱 등의) 거래를 제한해 돈을 챙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내가 좋아하는 애플 주식에도 공매도 활동이 연관됐다는 것을 알고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공매도와 연관된 주식 거래 상당수가 로빈후드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흑자 전환 성공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날 주총에서 1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실적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1분기에만 117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작년 동기엔 497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했었다.

투자 수익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70억2200만달러로, 작년 동기(58억7000만달러) 대비 20% 증가했다. 매출은 646억달러였다. 시장정보 제공업체인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망치(637억달러)를 상회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1454억달러에 달했다. 작년 말(1383억달러)보다 5.2% 늘었다. 버핏 회장은 “우리는 지구상 어떤 회사보다도 순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보험 철도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체를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는 특히 보험업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보험 부문의 영업이익은 7억64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두 배가 넘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에만 66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버핏 회장은 “아직 매력적인 피인수 대상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주식은 한 주당 41만2500달러(지난달 30일 기준)에 달한다. 미 증시 상장기업 중 최고가다. 시가총액은 총 6297억달러다.
버핏이 보유한 핵심 4종목…금융·소비재 위주
3월 말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총 2820억달러)에 가장 많이 담긴 주식은 애플로, 11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코카콜라 주식을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금융 및 소비재 종목들이다.

BofA 주식의 평가 금액은 400억달러에 달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214억달러, 코카콜라 211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올해 수익률만 놓고 보면, 애플과 코카콜라에서 시장 수익률에 뒤지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BofA 및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선 시장 지수를 크게 상회했다. 1분기 투자 수익만 46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 들어 주식 매입보다 매도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중 주식 매도로 64억5000만 달러를 챙겼으나, 매입엔 25억7000만달러만 투입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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