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수백억 투자"…日 반도체 기업이 몰려온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5-03 07:37   수정 2021-05-03 14:32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 지 3년째를 맞아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한국 현지 생산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오카공업은 인천시 기존 공장에 수십억엔을 투자해 포토레지스트(감광재) 생산능력을 2018년보다 2배로 늘렸다. 감광재는 실리콘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데 사용된다. 도쿄오카공업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25%에 달하는 1위 감광재 업체다.

새로 투자한 설비에서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술인 극자외선(EUV)용 감광재도 생산한다. 일본에서 들여온 원료 수지를 한국에서 조달한 나머지 재료들과 합성해서 제조한다.

다이킨공업은 한국의 반도체 제조장치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40억엔(약 409억원)을 들여 반도체 제조용 가스를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한다. 내년 10월부터 에칭공정에 사용되는 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일본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한국에 수출했지만 현지에서 생산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도쿄오카공업과 다이킨공업은 각각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에 소재를 공급하는 일본 기업들이다.

쇼와전공머티리얼즈(옛 히타치가세이)도 2023년까지 200억엔을 들여 한국과 대만에서 실리콘웨이퍼 연마제와 배선기판재료 생산설비를 증설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의 국제수지통계에 따르면 일본 화학기업의 한국과 대만 지역 직접투자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반도체 관련 소재기업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300㎜웨이퍼를 사용한 최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은 한국과 대만이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반도체 소재 수요가 늘어나자 일본 기업들이 현지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가 2019년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소재의 수출을 규제한 것도 일본 화학회사들이 한국 현지생산으로 전략을 바꾼 이유로 분석된다.

수출규제 이후 일본 화학회사가 한국에 반도체 소재를 수출하려면 경제산업성의 특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불화수소를 한국에 수출하던 일본 스텔라케미파의 관련 매출은 2년째 30%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한국의 공장에서 생산한 반도체 소재는 일본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한국 정부가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보조하고 일부 지역은 세제우대 조치를 실시하는 것도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몰려오는 배경이다.

일본의 화학 대기업 관계자는 "미중마찰 및 한일관계 등 공급망이 단절될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현지에서 소재를 생산할 필요성이 매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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