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첫 비상대책회의에서 여당과 정부를 향해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원내대표 선거 직후 '코로나19 백신, 주택 문제·일자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언했던 것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김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삶과 직결된 일자리와 부동산, 백신 문제에서만큼은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국민의 삶을 지켜나가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같은 현안에 대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하루도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백신 구입에 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며 "'백신 국회사절단'의 조속한 구성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등을 대상으로 국회 외교를 펼치겠다는 뜻이다.
이어 "집값 정상화와 과도한 세부담, 청장년층의 일자리 대란 등 서민과 약자를 위한 민생 현안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거대 여당이 소수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비로소 진정한 협치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기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비대위 발언을 통해 강경 투쟁을 할 의사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무능한 집권 세력의 무면허 난폭운전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투쟁,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투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도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정부를 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불안을 더해 가고 있고, 국정운영의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문재인 정권에서 더 이상 국민의 행복도, 이 나라의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데 이어 여당에게도 "독선과 아집을 고집하며 국회를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내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안 세력이 되어야 합니다만, 아직 국민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혁신'은 우리가 하고 말고 할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하지 않으면 1년 뒤 우리 국민의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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