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구감소' 보다 '인재증가' 주목해야[더 머니이스트-Dr.J’s China Insight]

입력 2021-05-05 05:30   수정 2021-06-01 00:02


최근 외신을 타고 한국에는 중국이 50년만에 처음으로 2020년 인구가 감소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인구 감소에 대한 소식은 중국의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과 함께 분석되기도 했습니다. 출처를 살펴보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입니다. FT는 '중국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이라는 카더라 통신을 인용해서 중국이 2020년에 처음으로 14억인구가 아닌 13억대 인구가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미·중전쟁 이후 미국과 영국은 중국과 언론전쟁을 하면서 서로 언론인 추방도 하는 등 관계가 최악입니다. 이런 영향인지 모르지만 서방언론 특히,영국과 미국의 언론들의 대중국 뉴스에 카더라형의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가 많습니다. 중국의 인구감소 뉴스 직전에도 알리바바 문제가 터지자, 서방언론들은 마윈 실종설, 마윈 지분의 국가헌납설, 앤트금융 지분의 국가헌납설 등이 나왔습니다. 물론 이러한 설(設)들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인구 50년 만에 감소 or 신생아 감소?
중국의 통계와 국가정책은 서방세계와 달리 엠바고가 확실하게 지켜집니다. 강한 사회통제 시스템이 존재하는 중국에서 국내총생산(GDP)이나 인구 등의 국가중요 데이터를 당국의 허가없이 공식발표전에 언론에 누설한다거나 그것도 외국언론에 흘린다는 것은 중국의 사회특성상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인구는 사망자수가 출생자수를 넘으면 감소하는 것인데 2020년 중국인구는 정말 줄어든 것일까요? 아니면 출생자수의 감소를 과하게 해석한 것일까요? 필자의 생각엔 후자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중국의 인구통계는 국가통계국이 발표합니다. 2019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1,465만명이었고 사망자는 998만명이었습니다.

중국공안부 호적관리연구센터가 지난 2월8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호적등록을 한 출생자 수는 1004만명이었고 이는 2019년도 1179만명보다 175만명 줄어든 수준입니다. 2019년 공안부 호적등록통계는 국가통계국의 최종인구통계의 80.5%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감안하면 2020년 중국 신생아수는 1247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사망자수로 약 1000만명 을 가정하면 대략 247만명정도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가통계국은 지난 4월29일 FT의 보도에 대해 공식 부인했습니다. 2020년에도 인구가 늘어났고, 정확한 수치는 제7차 인구 센서스 자료 발표시에 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개방 40년 후…농민공 2억8500만명·대졸자 1억1600만명 배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경제의 역군은 2억8500만명에 달하는 농민공들이었습니다. 도시근로자의 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아 계속 대도시로 밀려드는 청년인력들이 넘쳐 났습니다. 그래서 저임금을 찾아 중국에 온 외국자본과 농민공의 화학적결합이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었고, 중국을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농민공들의 2020년 월 임금수준이 4072위안(약 70만원)까지 올라가면서 이젠 농민공의 임금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도시집값의 상승으로 주거비용이 급상승하면서 농민공의 농촌으로 회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농민공 수는 2020년들어 처음으로 1.8%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중국이 저임 노동자를 이용한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은 끝나가고 있다는 얘기와도 같습니다.

그러나 60%대에 있는 중국의 도시화율은 계속 높아질 전망입니다. 이젠 중졸학력의 농민공이 아니라 대졸학력의 고임 지식노동자들이 도시에 취업해서 계속 자리를 잡을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지금 한국의 연간 대졸자의 16배나 되는 연간 800만명의 고급인력들이 산업계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1978년 개혁개방이후 중국의 대졸자는 누계로 1억1600만명에 이릅니다.



중국도 이공계 졸업자, 엔지니어들이 각광 받고 있습니다. 대졸자 급여순으로 보면 컴퓨터, 전자정보, 자동화, 계측기, 전자 등의 이공계 학과가 급여가 높습니다. 이어 상경계인 금융학과 경영학, 재정학 전공자 등의 순입니다.

문과는 외국어, 미술디자인, 문학, 언론미디어 순입니다. 문과의 경우 최고 급여수준은 이공계 전공의 7위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상경계의 경우 가장 급여가 높은 금융학 전공의 경우도 이공계 전공과 비교하면 이공계의 4위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급여가 가장 높은 컴퓨터공학 전공자와 비교하면 금융학이 82%, 외국어는 77%선입니다. 중국은 지금 '엔지니어의 천국'입니다.
인구보너스 보다 '인재보너스' 주목하는 중국

중국은 1자녀 갖기 정책을 실시한지 40여년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문제이지 인구감소는 피할 수 없겠지요. 그래서 중국정부는 두자녀를 허용했지만 젊은이들이 출산을 꺼리고 있습니다. 신생아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우리나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부동산 가격과 교육·양육비의 부담이 크기 때문입이다. 연간 결혼인구도 2014년 연간 1347만쌍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1000만쌍도 깨고 927만쌍으로 줄었습니다.

중국의 인구감소로 중국의 미래는 암흑일까요? 이제 중국에 대해서는 '인구감소'보다 '인재증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간 '농민공의 손'으로 만든 중국에서 이젠 '고학력의 대졸 엔지니어의 머리'가 만드는 중국을 다르게 봐야합니다.

반도체나 IT 원천기술은 미국이지만, 발전과 상용화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엘리트의 기여도가 컸습니다. 구글 이전에 야후가 인터넷 세상을 장악했던 적이 있었고 CPU는 인텔이지만 GPU시장의 최강자는 엔비디아(NVIDIA)이고 인텔의 뒤통수를 치고 올라오는 회사는 AMD입니다. 코로나19로 화상회의가 대세인데 그 선두에 줌(ZOOM)이 있습니다.

야후의 창업자 제리양(楊致遠:53세,스탠포드대),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황(黃仁勳:53세, 스탠포드대), AMD의 CEO 리사 수(?姿?:52세, MIT), ZOOM의 창업자 에릭 유안(袁征:51세, 산동과기대)이 모두 중국계들입니다.



사회주의는 사회통제가 강해 창의성이 없어 신산업에서 서방세계를 절대 따라올 수 없다는 생각도 다시봐야 합니다. 중국의 1자녀 정책의 결과로 중국 신세대들은 조부모와 외조부모 부모까지 6명의 보살핌으로 자라났습니다. 중국 신세대들은 서방세계의 자녀보다 더 자유분방하고, 중국은 한국보다 더 자본집약적으로 자녀를 길렀습니다. 능력만 된다면 뭐든 시키고, 국내든 해외든 어디든지 보내 가르치는 교육 풍토가 정착됐습니다. 이런 중국의 환경에서 자란 신세대 중국인을 잘 봐야합니다.

중국이 지금처럼 1당독재와 통제 속에 있어야 민간의 창의와 개발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중국이 통제사회이기에 망정이지 중국이 자유와 개방으로 가면 이러한 중국 신세대들이 진짜 큰일 낼 수도 있어 보입니다. 중국 당국의 통제와 규제 속에서도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동, 바이트댄스, DJI 같은 기업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그냥 확 풀어 놓으면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기업이 수십 수백개가 등장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중국의 '인구보너스 감소'로 중국은 끝났다고 보는 것은 너무 어설픈 접근처럼 보입니다. 중국의 절대인구는 10~20년내에 줄어들어 인구보너스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10~20년간은 한국보다 훨씬 더 자본집약적으로 기른 연간 700만~800만명의 대졸자들이 만들어낼 '인재보너스'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