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무대의 환희, 인생의 새로운 선물 같아요"…마포문화재단 시니어 극단 '날좀보소'

입력 2021-05-03 17:57   수정 2021-05-03 17:59



“연극 무대에 오르면 일곱 살 소년의 연기를 할 수도 있고 스물일곱 살 여성이 될 수도 있어요. 제가 경험하지 못한 인생을 살 수 있고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서울 마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시니어 극단 ‘날좀보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재민 씨(69)는 연극 무대에 오르는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극단엔 이씨를 포함해 12명의 시니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연극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며 입을 모았다.

'날좀보소'는 서울 마포문화재단의 '꿈의 무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꿈의 무대'는 주민예술가 1만 양성 프로젝트로 극단, 합창단, 무용단, 밴드 등 총 7개 장르로 구성돼 있다. 2015년부터 7600여명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극단은 60~70대들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이들의 대본은 형광펜 자국으로 가득했고 너덜너덜했다. 연습 과정도 치열하게 진행된다. 매주 한두 차례 만나 3시간에 걸쳐 연기를 맞춰보고, 매년 한 작품씩 공연한다.

조순자 씨(71)는 "대본을 녹음도 해서 음악을 듣듯이 평소에 듣고 단원들과 공유도 한다"고 말했다. 변화순 씨(68)는 “체험과 몰입의 과정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이가 들수록 그런 작업들을 활발하게 하면 더 건강하고 젊게 살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많은 장르 중에서도 이들이 연극의 매력에 빠진 이유는 뭘까. 변씨는 "오늘 하는 연습과 내일 하는 연습이 다 다르고, 같은 장면도 감정이 다르게 표현된다"며 "종합적인 감정이 표출되며 환희를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신숙 씨(65)도 "연극을 통해 각자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과 함께 활동을 이어가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더 노력하게 된다”며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많은 사람과 화합하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연극이 내 인생에 주어진 마지막 선물 같다"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게 돼 정말 좋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액티브 시니어'로서 연극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조씨의 일주일 스케줄은 빼곡하게 차 있다. 월요일에는 일본어 강의를 온라인으로 듣는다. 수요일엔 동창회에 나가 합창단과 봉사 활동을 함께한다. 목요일엔 극단에 나가서 연극 공연 준비를 하고 금요일엔 올드 팝송을 듣고 따라 부르는 강의를 듣는다. 화요일과 주말엔 쉬면서 복습과 연기 연습을 한다.

조씨는 “젊은 시절엔 교직에 있으면서 많은 사람과 가족들을 위해 주로 시간을 보냈는데 이젠 나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더욱 즐겁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도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더 다양한 분야의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며 “고전 아카데미에 가서 고전 수업을 듣고 미술사와 음악 수업도 병행하며 사고와 지식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했다.

김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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