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패권 잡아라'..일본 기업이 움직인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5-04 08:07   수정 2021-05-04 08:10



5세대(5G) 이통통신 분야에서 중국과 유럽, 한국에 밀린 일본 통신기업들이 6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2030년대 실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6G 시장의 기술 표준화를 달성해 5G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노림수다.

지난달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부가 차세대 통신분야 연구개발에 총 45억달러(약 5조535억원)를 투자하기로 발표한 이후 일본 기업의 대응이 빨라지고 있다.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는 차세대 통신망 구축을 서두르기 위해 지난해 이동통신 자회사인 NTT도코모 지분 100%를 인수해 상장폐지했다. 지분 100%를 공개매수하는데 NTT는 일본 자본시장 사상 최대 규모인 4조2578억엔(약 43조7008억원)을 투입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NTT는 100% 자회사로 만든 NTT도코모와 유선통신 자회사인 NTT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을 강화해 유무선 통신의 융합을 이끌 계획이다. 일본 통신기기 전문회사인 NEC 등과 협력해 기술의 공통 규격을 정하는 표준화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정 메이커에 의존하는 대신 다른 통신기기 업체의 기지국 제품과 호환이 가능한 '오픈 무선접속네트워크(RAN)를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2위 이동통신 회사인 KDDI는 2030년까지 차세대 통신망에 2조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도요타와 자본제휴를 통해 6G 시대를 포괄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3위 소프트뱅크는 기후대학 등과 공동으로 6G에 사용하는 주파수대에서 초소형 안테나를 사용한 무선통신에 성공했다. 니콘과 공동으로 광무선기술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차세대 통신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제4 이동통신 회사인 라쿠텐도 도쿄공업대학과 공동으로 통신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6G는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던 높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차세대 통신 시스템이다. 전파와 빛의 중간 영역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파의 이동속도가 빨라지고 전송할 수 있는 정보량도 커진다.

통신속도가 5G의 100배, 4G의 1000배에 달한다. 송수신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이 적고, 다수의 기기에 동시에 접속할수 있는 성능이 5G의 10배 이상으로 향상된다. 덕분에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서도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고 의료분야에서는 초정밀 원격수술이 가능해 진다.

지금까지 전파가 도달하지 않았던 해상과 우주에서도 고속통신이 가능해지고 사람들의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은 인공지능(AI)가 건강에 관한 조언을 하는 등 생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일본과 미국이 6G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건 기지국 건설 등 통신기술에서 중국과 유럽에 뒤졌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해 발간한 정보통신백서에 따르면 세계 휴대전화 기지국 시장은 364억4000만달러로 성장했다. 이 중 화웨이(30.8%), 에릭슨(24.8%), 노키아(19.9%), ZTE(10.7%), 삼성전자(10.3%) 등 한국과 중국, 유럽의 '빅5' 기업이 96.5%를 과점하고 있다.

일본 최대 통신기기 업체인 NEC와 후지쓰의 점유율은 0.7%와 0.6%에 불과하다. 무기로도 활용될 수 있는 6G는 안전보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이 더욱 양보할 수 없는 분야로 꼽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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