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라이 재활용 티타늄으로 '무장'…태양광으로 '심장' 뛰는 까르띠에

입력 2021-05-06 17:55   수정 2021-05-07 02:08


코로나19 속에서도 명품 시계는 건재했다. 세계 시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은 지난달 7일부터 13일까지 디지털 박람회로 진행한 ‘워치스앤드원더스(Watches and Wonders·옛 국제고급시계박람회)’에서 올해 신제품을 앞다퉈 내놨다. 이 행사에 접속한 사람만 11만여 명. 이후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 중국 상하이 워치스앤드원더스엔 1만2000여 명의 바이어가 초청돼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워치스앤드원더스에 참여한 브랜드는 바쉐론 콘스탄틴, 까르띠에, 예거 르쿨트르, 피아제, IWC, 로저드뷔, 파네라이, 몽블랑 등 리치몬트그룹 소속 브랜드와 파텍 필립, 롤렉스 등 총 38개에 달한다.
명품 시계에도 ‘친환경’ 바람
올해 명품 시계업계의 가장 큰 특징은 혁신적인 소재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가 시계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랜 역사를 가진 시계업체들이 재활용 소재, 신소재를 도입한 것 자체가 큰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예는 이탈리아 명품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다. 그동안 재활용 티타늄 등 새로운 소재를 일부 제품에 소량 도입해온 파네라이는 올해는 ‘재활용 소재 비중이 가장 높은 시계’를 내놨다. 파네라이의 ‘섭머저블 이랩 아이디’(eLab-ID)는 전체 소재의 98.6%가 재활용 소재다. 케이스와 다이얼 등에 재활용 티타늄을 썼고, 핸즈엔 100% 재활용 슈퍼루미노바(야광)를 적용했다. 스트랩도 재활용 패브릭과 에코티타늄 버클을 사용했다. 이 시계는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단 30개만 한정 판매한다. 가격은 7800만원대.

하이주얼리 워치로 유명한 까르띠에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광전지 방식을 적용해 태양광 에너지로 작동하는 ‘솔라비트’ 무브먼트를 개발했다. 식물 성분의 시계 스트랩도 선보였다. 까르띠에의 신제품 ‘탱크 머스트’의 스트랩은 소재의 40%가 사과 폐기물 등 식물 성분이다.
손목 위를 더 화려하게
화려해진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불황이거나 사회적으로 불안정할 때일수록 화려한 시계를 찾는 수요가 더 늘어나는 명품 업계의 공식이 반영됐다. 피아제, 쇼파드, 까르띠에 등 주얼리 워치로 유명한 브랜드뿐 아니라 클래식 워치로 알려진 예거 르쿨트르도 화려한 시계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였다.

피아제의 ‘라임라이트 갈라워치’가 대표적인 예다. 이 시계는 일곱 가지 무지개색 보석으로 시계 베젤(테두리)을 장식해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가격은 1억2900만원대. 같은 디자인으로 만든 ‘라임라이트 갈라 인그레이빙 마더오브펄’도 주력 상품 중 하나다. 베젤에는 61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있다. 300개만 판매하는 한정판 시계다. 가격은 3100만원대다.

쇼파드도 핑크색 피오니(작약)를 그려 넣은 여성용 시계 ‘L.U.C XP 에스프리 드 플러리에 피오니’를 공개했다. 단 8개만 한정 판매한다. 시계 다이얼에는 화려한 피오니를 에나멜 기법으로 그려 넣었다. 이를 800도가 넘는 고온의 가마에서 수차례 구워 냈다. 케이스, 베젤, 러그(시계와 스트랩의 연결 부위)엔 촘촘하게 다이아몬드를 장식했다.

예거 르쿨트르도 화려한 시계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테디셀러인 ‘리베르소’ 90주년을 기념해 마더오브펄(진주조개)과 다이아몬드를 적용한 ‘리베르소 원 프레셔스 플라워’ 4종을 선보였다. 리베르소의 뒷면엔 화려한 꽃을 손으로 조각해 넣었다. 이 시계는 4종을 10점씩만 한정 생산·판매한다.
클래식은 영원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의 위상은 올해 신제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기술력을 앞세운 복잡한 기능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브랜드의 자존심과 직결돼 있다. 시계 브랜드들이 해마다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내놓는 이유다.

‘천체의 시간’을 보여주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캐비노티에 아밀러리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플라네타리아’는 4년에 걸쳐 개발한 역작으로 꼽힌다. 낮과 밤을 보여주는 북반구와 남반구 등 두 개의 지구 모양 티타늄 반구는 24시간마다 한 번씩 회전한다. 원형 날짜창(레트로그레이드), 두 축의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 문페이즈(달의 기울기를 보여주는 기능), 퍼페추얼 캘린더(윤년까지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달력) 등을 모두 탑재했다. 이 시계에 들어간 무브먼트는 무려 745개의 부품으로 조립했다. 달력은 2100년까지 날짜 조정이 필요 없다. 문페이즈의 정확성은 122년마다 하루만 조정하면 될 정도로 정교하다. 1755년부터 이어온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의 기술력을 모두 담았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14억원대.

바쉐론 콘스탄틴은 ‘아메리칸 1921’ 시계 100주년을 기념해 ‘히스토릭 아메리칸 1921’도 선보였다. 빈티지 시계 수집가 사이에서 유명한 제품으로, 손목에 찼을 때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대각선 모양으로 다이얼을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운전대를 잡았을 때 손을 돌리지 않고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소재, 크기에 따라 3900만~6300만원대.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노난티엠’도 초창기 리베르소를 재해석한 대표적인 클래식 워치 신제품이다. 문페이즈, 날짜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했다. 가격은 5200만원대. 간결한 디자인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스몰 세컨즈’는 1100만원대다. 까르띠에는 사각형의 ‘탱크 머스크’, 동그란 ‘발롱 드 까르띠에’ 등 꾸준히 인기를 끄는 클래식 워치를 주력 신제품으로 선보였다.

배정철/민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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