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는 웨지로 띄우기보다 아이언으로 굴리는 게 유리"

입력 2021-05-06 18:44   수정 2021-05-06 23:50

말 그대로 눈코 뜰새 없는 주말을 보낸 것 같습니다. 쉬지 않고 울리는 전화와 축하 메시지에 답하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현경이가 우승을 한 건데 마치 제가 우승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저 역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이라는 큰 대회를 2년 연속 제패한 제 딸이 정말 대견하고 고마웠습니다.

대회가 열린 사우스링스영암CC는 메이저 코스로 세팅한 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나흘 내내 선수들을 지독히도 괴롭혔습니다. 특히 링스 코스답게 바람은 수시로 방향을 바꿔가며 강하게 불었습니다. 사실 지금 돌아봐도 두 자릿수 언더파를 적어낸 건 신기하기만 합니다.

돌이켜 보니 그린 주변 플레이의 승리였던 것 같습니다. 바람이 강할수록 그린을 많이 놓치기 마련이죠. 평소 현경이에게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을 강조했는데요. 이 덕분에 현경이는 지금도 롱 아이언을 눕혀 자유자재로 공을 띄울 정도로 그린 주변에선 자신감이 있습니다. 최종 라운드 12번홀에서 칩인 버디가 나온 것도 그렇고요. 이번 대회에서 그린을 놓쳐도 크게 걱정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평소 저는 딸에게 ‘가능하면 굴려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린 주변에선 로프트 각이 높은 클럽을 사용할수록 스윙 크기가 커지기 때문이죠. 결국 뒤땅이나 토핑 등 미스 샷이 발생할 확률이 올라가게 됩니다. 대신 피칭 웨지나 그보다 긴 아이언을 사용해 공을 굴리는 ‘러닝 어프로치’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러닝 어프로치를 완벽하게 하려면 ‘나만의 클럽’ 하나를 평소 세팅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피칭 웨지는 4m를 띄우면 6m를 굴러간다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석’ 같은 비율이긴 하지만요. 환경에 따라, 또 사람에 따라 이 비율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우 9번 아이언을 러닝 어프로치용으로 애용했습니다. 9번 아이언으로 2m를 보내면 보통 8m 그린에서 더 굴러 홀 쪽으로 공이 향했습니다. 다만 대회 땐 그린 스피드가 빨라 1m를 굴리면 9m가 굴러간다고 봤고요. 물론 잔디가 역결인 경우엔 공이 덜 굴러가고요. 그래서 평소 연습으로 자신의 클럽별 비율을 파악해 기준을 정한 뒤 환경에 따라 거리를 계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핸디캡이 높은 골퍼일수록 로프트 각이 52도 이상인 웨지로 어프로치 샷을 하는 건 그린이 빠를 때만 추천합니다. 그린 스피드가 워낙 빠르다 보니 높은 각으로 공을 띄워도 상상 이상으로 굴러가기 때문입니다. 빠른 그린에선 52도로 쳐도 9번 아이언의 비율대로 공이 굴러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린이 단단하고 빠른 프로 무대에선 피칭보다 긴 아이언으로 러닝 어프로치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긴 합니다. 현경이도 프로 데뷔 이후엔 러닝 어프로치를 할 때 높은 로프트 각의 웨지로 어프로치 샷을 하니까요. 이번 영암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하지만 여전히 기회가 되면 항상 더 낮은 로프트 각의 클럽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더 긴 아이언을 사용할수록 스윙이 작아지고요. 그럴수록 샷의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박세수·박현경 < KPGA 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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