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금소법'에 투자자들 몰려간 곳이…

입력 2021-05-07 08:34   수정 2021-05-07 13:32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식시장 상승세를 타고 순자산이 늘어나기 시작했던 ETF는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반사이익까지 받고 있다. 지난 3월25일부터 금소법 시행으로 공모형 펀드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입이 수월한 ETF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ETF 상품 수는 467개로 2015년(198개) 대비 135.9% 늘었다. 같은 기간 순자산 역시 56조3000억원으로 2015년(22조원) 대비 158.2%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일평균 ETF 거래대금은 4조6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급증했다.
ETF 투자 급증 속 금소법 시행으로 '날개'
ETF는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다. 사고팔기가 쉽고 소액으로도 우량주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사모펀드 시장이 축소되고 공모펀드까지 가입절차가 복잡해진 와중에 직접 투자는 공매도 재개로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불안이 확대됐다. 이러한 몫을 ETF가 흡수하고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촉발된 초저금리, 고유동성, 시장 변동성 확대가 ETF 투자 증가를 견인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ETF 후발주자였지만 참가자들의 수요 확대와 제도적 장치, 시장 환경 변화 등으로 빠르고 꾸준히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ETF의 향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소법이 정착되는 동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의 간접투자 상품 대비 주식, ETF 등의 직접투자상품으로 자금의 추가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소법 시행에 따라 증권사의 펀드, 파생결합증권 발행·판매가 감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미 펀드 시장은 지난해 라임, 옵티머스 등 각종 사모펀드 사태와 개인의 직접 투자 증가로 판매 잔고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올해 1월말 기준 공·사모펀드 합계 판매 잔고는 41조1000억원으로 라임 이슈가 부각됐던 2019년 3분기 시점 이후 약 11% 감소했다.

금소법은 펀드 판매사의 의무와 처벌규정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일반 펀드는 판매사 창구를 통해 가입해야 하지만 ETF는 개인이 스스로 투자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금소법 규제에서 보다 자유롭다.

"국내 ETF 시장 성장 지금부터"
은행들의 비(非)이자수익 확대 노력, 퇴직연금 시장 확대 등도 ETF 성장에 긍정적이다. 국내 은행들은 낮은 평균 순이자마진(NIM)으로 인한 이자이익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2018년 이후 비이자이익 상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기존 은행 비이자상품 내 메인이었던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이 정부규제 강화에 따른 판매 제한에 신규 고객 유치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ETF의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

연금계좌를 통한 ETF 투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연금계좌를 통해 ETF에 투자할 경우 절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연금계좌에서 국내 상장 해외지수·테마·채권형 ETF 투자 시 매매차익 및 배당소득에 부과되는 15.4% 세금을 연금 수령시까지 이연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ETF 시장은 주식시장 시가총액 대비 ETF 순자산총액 비율은 해외 주요 시장과 비교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주식시장 시가총액 대비 ETF 시장 비중이 12.6%인 반면 우리나라는 2.4%에 그친다. 때문에 국내 시장은 향후 상승 여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의 성장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ETF 상품 다양성 제고, 규제 완화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 된다면 시장 활성화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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