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만년 유망주' VR·AR…이번엔 날개 달 수 있을까

입력 2021-05-07 10:05   수정 2021-05-07 12:19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시장이 개화 초기 당시 예측보다는 성장세가 둔한 것은 사실이에요. 다만 이른 시기 안에 ‘변곡점’이 올 것으로 생각하고, 그때부터는 시장이 확 커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VR·AR 사업 발굴에 공을 들이는 한 중소 IT(정보통신)업체의 A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VR·AR 시장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후 A대표에게 ‘그럼 반전의 변곡점은 언제쯤이 될까’고 물었다. 그러자 “저는 점쟁이는 아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유머 있게 답한 A대표의 대답엔 사실 국내 VR·AR 업계의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수십 년을 IT업계에 몸담은 업계 전문가도 VR·AR 사업의 미래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VR·AR 기술은 2010년 초반부터 구글과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신성들의 참전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이후 유수의 IT업체들은 이들을 바라보며 스마트폰 시대를 잇는 차세대 주자로 VR·AR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다만 10여 년이 지난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VR·AR 현실은 시장 초기 당시 꿈꿨던 ‘장밋빛 미래’와는 다른 모습이다. 확장현실(XR)을 활용해 미국에 있는 사람의 3차원(3D) 모습을 한국의 사무실에서 마치 함께 있는 것처럼 구현해 회의하는 것은 지금은 기술적으론 쉽게 구현할 수 있다 해도, 대중들에겐 여전히 ‘영화에서 나올 법한 얘기’라는 반응이 나온다. 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VR·AR 기술 발전 속도가 그만큼 늦다는 얘기다.

IT 기술 발전에 따라 VR·AR 기기 성능이 점점 좋아졌고 활용하는 곳도 갈수록 늘어난 건 사실이다. 그런데도 기술 체감 속도 측면에선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시장 초창기부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관련 기술에 대해 의욕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정작 거둔 성과는 미비했기 때문이다. 한 때 글로벌 ICT 산업 성장의 키워드로 꼽혔던 VR·AR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VR·AR 기술을 두고 10여 년째 ‘만년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VR·AR 산업은 어떨까. 우선 한국은 관련 분야 준비 시작이 늦진 않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VR·AR은 국내 ICT 업계를 이끌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된 바 있다. 2019년엔 '5G 시대 선도를 위한 실감 콘텐츠 산업 활성화 전략'도 발표됐다. 2023년 실감 콘텐츠 선도 국가로 도약한다는 비전하에 정부는 관련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VR·AR 업계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간 VR·AR 기술이 세계적으로 성장이 더뎠다는 점을 고려해도 국내 업계 상황은 그보다 어려운 상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최근 발간한 ‘2020 실감콘텐츠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콘진원이 설문을 진행한 VR·AR 등 국내 실감콘텐츠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3조7963억원, 기업당 평균 매출은 58억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각각 모두 1% 미만 낮아지며 ‘역성장’한 것이다. 폐업률도 ICT 벤처기업 평균을 웃돌았다.

다만 최근 들어 VR·AR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VR·AR·MR(혼합현실)·홀로그램 등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소비자들이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게 돕는 통신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다시 관련 산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 전망치도 나쁘지 않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VR·AR 연평균 매출액은 2023년까지 매년 9.6% 성장할 전망이다. 2022년이면 연평균 매출액이 1조원을 처음 돌파할 전망이다. 실제로 정부와 이동통신 3사는 다시금 관련 산업에 관심을 크게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AR·VR 시장, 그렇다면 이번엔 다를까. 전문가들은 국내 VR·AR 산업이 제대로 꽃피우기 위해선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등 이 4박자가 모두 유기적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VR·AR 업계를 보면 당장 돈이 되는 기술 개발·공급에만 치중하지 콘텐츠를 육성하려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아직은 VR, AR 산업이 시장 초창기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이 모든 부분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고르게 발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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