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번의 관계론 ?] ‘코로나 학번’의 하루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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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07 17:00   수정 2021-05-07 17:01

[코로나 학번의 관계론 ?] ‘코로나 학번’의 하루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김민주 대학생 기자] 설레는 개강, 북적이는 학교, 즐거운 만남은 코로나19로 먼 얘기가 된 것만 같다. 그러나 시간은 쉼 없이 흐르고 혼란 속 새내기였던 첫 번째 코로나 학번인 20학번은 어느새 2학년이 돼 후배를 맞이했다. 코로나19 핑계를 대기에는 이미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과 너무 가까워졌다. 코로나 학번의 대표격인 21학번 정든내기와 20학번 새내기를 만나 시험기간 중 하루를 재구성해봤다.

Profile
정유진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21학번
김은지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20학번



코로나 학번의 일과 시작
21학번 정유진 1학년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필수 교양. 필수 교양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9시에 시작하는 1교시를 수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유진 씨(성신여대 1)는 8시 50분에 기상한다. 고3 때까지는 꿈도 꿀 수 없던 기상 시간이다. 양치를 하며 노트북을 켜고, 8시 57분까지 줌에 접속하여 수업에 임한다. 실시간 강의를 듣고 있던 정유진 씨는 룸메이트에게 학식이 맛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수업을 마치고는 학식을 먹으러 가자는 이야기를 교수님 몰래 채팅으로 나눈다. 강의를 듣다가 딴청을 피울 때면 책을 보는 척 모니터 캠 밑으로 휴대폰을 만지곤 한다.

20학번 김은지 느긋하게 9시 50분쯤 눈을 뜬다. 올해 김은지 씨의 시간표에 1교시는 없다. 1학년 때의 경험이 준 교훈이다. 아무리 온라인 강의지만 1교시는 피하는 편이 좋다. 기상하고 나면 2학년 과대표로서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운영위원회 정기회의에 출석해야 한다. 2020년 12월 25일에 임기를 시작해 지금까지 회의를 해왔지만 단 한 번도 오프라인 만남을 갖지 못했다. 정학생회장, 부학생회장, 1학년 대표와 아침 인사를 나누며 오늘도 온라인 회의를 시작한다. 회의에서는 학과 운영 전반에 관해 보고를 받고 결산안, 행사 등의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한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코로나 학번의 여가 시간
21학번
수업을 마친 정유진 씨는 룸메이트와 함께 학교로 향했다. 오늘 학식은 좋아하는 카레와 돈가스, 그리고 복숭아 아이스티까지 나왔다. 단돈 5000원에 가성비와 맛까지 챙긴 점심이다. 학식을 먹고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 아르바이트는 기숙사 입주가 확정된 후 시작했다. 본가를 나와 혼자 사는 순간부터 아르바이트는 필수가 됐다. 학교 앞 버블티 전문점에 매주 목요일마다 출근한다. 요즘은 가게 상황에 따라 아르바이트를 쉬는 주도 있다. 불규칙한 일정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다른 알바 자리를 구하긴 더 어려워 계속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줄어들면 배달 주문이 더 늘어나는 기분이 든다.

20학번 김은지 씨는 동기와 함께 대외활동(국가균형발전 청년 서포터즈 ‘VISTA’)을 한다. 12시쯤부터 대외활동 카드뉴스 제작을 위해 온라인 회의를 한다. ‘균형발전 우수사례 탐방’을 콘셉트로 각자 조사해온 자료를 ‘화면 공유’ 기능을 통해 함께 보고 의견을 나눈다. 원래는 오프라인으로 탐방하며 브이로그를 촬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최근 더 확산되는 추세라 카드뉴스 제작으로 방향을 바꿨다. 김은지 씨는 전남 담양군 담빛길과 꿈꾸는 예술터를 주제로 카드뉴스를 작성하기로 했다. 제작 후에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에 올릴 예정이다.



달라진 공부방법이지만 공부하기 싫은 건 여전
21학번 정유진 씨는 1학년 권장 과목과 필수 교양을 수강하고 있는 정유진 씨의 시간표는 역삼각형의 모습이다.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보여주니 웃음거리가 됐다. 하지만 수강 신청을 할 때는 최선의 선택지였다. 실시간 강의는 집중을 잘해야 한다. 교수님께서 랜덤으로 지목해 질문하시기 때문이다. 가끔 네트워크 불안정으로 실시간 강의 접속이 끊어지기도 하는데, 그럴 땐 친한 동기에게 “교수님께 줌 입장을 수락해달라”고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요즘 가장 재미있는 과목은 ‘정치학개론’이다. 동기들끼리만 듣는 수업이라 가장 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희망했던 학과인 ‘정치외교학과’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업이라 더 재미있다. 쉬는 시간에는 동기들과 있는 사담 단톡방에서 근황 인사도 나누고 질문도 하며 수업을 듣는다.
(사진 9) △ 21학번 시간표 사진

20학번 김은지 씨는 같이 복수전공을 하는 동기와 함께 녹화 강의를 들으며 서로 질문한다. 녹화 강의는 이해를 잘 못 하거나 필기를 놓친 부분을 바로 돌려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 수업의 녹음본만 들으며 복습할 땐 어느 부분을 수업하고 있는 건지 정확히 알기 어렵기도 했는데 녹화 강의는 강의 화면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다. 단점은 조금만 미루면 금방 강의가 2, 3주차씩 밀린다는 것이다. 그럴 땐 대체로 배속 기능을 사용해 녹화 강의를 수강한다. 수강하고 있는 과목은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 경제학과의 ‘경제사는 근대 이전의 경제 체제, 경제생활의 변천 과정, 자본주의의 위기 등 본 전공인 정치외교학과 강의와의 연결지점이 꽤 많아서 흥미롭다.

시험기간, 어떻게 달라졌을까
21학번
시험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니 막막한 마음이 앞선다. 객관식이 주를 이뤘던 고등학교 시험과 달리 정치외교학과 시험은 모든 문항이 서술형이기 때문이다. 교수님의 시험 유형을 알기 위해 에브리타임에 검색도 해보고 5포인트를 내고 시험 정보도 읽어본다. 그래도 걱정이 사라지지 않아 짝선배에게 연락해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한다. 공부는 주로 기숙사나 도서관에서 한다. 중앙도서관 열람실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좌석 선택에 제한이 있지만 어쩐지 평소보다 방문자가 적어 좌석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20학번 김은지 씨는 요즘 ‘줌터디’에 빠졌다.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서로 공부를 감시해주는 새로운 공부방향이다. 올해 시작한 복수전공인 경제학과의 시험 유형이 주전공인 정치외교학과의 시험 유형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반된 두 시험 유형 속에서 공부에 집중할 방법을 찾다가 김은지 씨는 ‘줌터디’를 시작했다. 동기들과 함께 ‘줌터디’를 하면 딴짓을 덜 하고 궁금한 점이 생길 때 바로 질문을 할 수 있다. 질문을 핑계 삼아 유튜브이나 SNS에 접속할 일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줌터디’를 하다 보면 도서관에서 함께 철야를 하는 기분까지 들어 제법 추억도 쌓을 수 있다.



일과가 끝나고도 대학 즐기기는 계속 된다
21학번
정유진 씨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저녁에 랜선 술자리를 갖기로 한다. 앞서 19학번 선배님과 방문한 경험이 있는 학교 주변 곱도리탕 맛집에서 안주로 먹을 곱도리탕을 포장해 기숙사로 귀가한다. 처음에는 랜선 술자리가 어색하고 흥이 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몇 번 경험하고 나니 각자 컨디션과 주량에 맞게 천천히 마실 수 있고 빠르게 정리하고 금방 잠자리에 들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느껴진다.

20학번 실시간 강의를 마친 김은지 씨는 또 다른 대외활동인 ‘한국대학생멘토연합(이하 한멘연)’을 준비한다. 한멘연은 중, 고등학교 또는 문화센터를 방문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는 멘토링 활동이다. 그러나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멘토링을 진행 중이다. 멘토링에 사용할 자기소개, 학교 소개, 공부법 소개 등을 담은 PPT를 제작한다. 그리고 김은지 씨는 단과대학 학생회에서 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진행 예정인 설문조사 썸네일과 구글폼을 제작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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