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호황에 올라타기 위한 주요 IT업체들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기존 신제품 출시 주기를 대폭 줄여 ‘신작 공세’를 펴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성능이 개선된 신제품이 나와 소비자들의 행복한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1년에 한 번 연말에 노트북 신작을 내놓던 관행을 깨고 지난달 28일 신제품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까지 열었다. 노트북으로 언팩 행사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작은 하드웨어와 성능 모두 크게 향상됐다. 13.3인치 갤럭시 북 프로는 무게가 868g으로, 전작보다 100g 이상 가벼워졌다. 노트북 무게가 1㎏만 밑돌아도 ‘초경량’으로 통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경량화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갤럭시 북으로는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삼성 노트북의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던 다른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성도 대폭 개선했다. 갤럭시 북 프로에선 최대 5개의 스마트폰 앱을 동시에 팝업 창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노트북으로 집 안의 조명을 끄거나 온도를 바꿀 수 있는 ‘스마트홈’ 기능도 생겼다.
LG전자도 노트북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내놓은 ‘2021년형 LG그램’은 전작보다 화면 해상도를 2배 높이고, 큰 화면을 선호하는 흐름을 반영한 16인치 모델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달 중순엔 크기와 색상 라인업을 늘린다. 15인치대의 LG그램 15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14, 16, 17형 라인업에 15형을 추가하는 것. 다른 크기의 LG그램은 화면비가 16 대 10인 데 비해 15형은 16 대 9로 내놓을 계획이다.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14형 제품엔 ‘옵시디안 블랙’, 16형엔 ‘쿼츠 실버’ 색상도 추가한다. 연말엔 2022년형 LG그램 출시도 예정돼 있다.
외국 기업 역시 신작 출시 공세에 합류했다. 대만의 에이서는 3일 게이밍 노트북 신제품 ‘니트로 5’를 내놨다. 증가하는 게임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다른 대만 업체 에이수스도 최근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젠북 프로 듀오 15 올레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6월 중저가 태블릿PC인 ‘갤럭시탭S7 라이트’를 선보인다. 가격은 20만~30만원으로 예상된다. 고가 제품만 고집하는 애플과 달리 다양한 수요군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갤럭시탭S7 라이트는 5세대(5G) 이동통신 모델과 와이파이 모델로 나온다. 12.4인치 디스플레이에 후면 듀얼 카메라와 스냅드래곤 750G 칩셋, 4GB 램 등을 내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중저가 제품이면서 S7 라이트보다 크기가 작은 ‘갤럭시탭A7 라이트’도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올 하반기엔 고가 제품인 갤럭시탭S8 시리즈 출시가 예정돼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11인치 모델과 OLED 12.4인치 모델로 나뉘어 출시된다.
‘게임족’ 증가로 수요가 늘어난 게임용 모니터에서도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각각 8개, 3개의 신제품을 내놨다. LG전자는 올해에도 지난 3일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 27GP950을 출시했다. 출시 3일 만에 제품이 품절될 정도로 시장 반응이 좋다. 풀HD보다 4배 높은 해상도와 120㎐의 고주사율을 PC는 물론 엑스박스 등 콘솔 게임기에서도 맛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작년 게이밍 모니터의 세계 출하량은 1430만 대로, 전년보다 77% 늘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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