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 인사' 논란에 청문회가 문제라는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21-05-10 17:29   수정 2021-05-11 03:35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사청문회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10일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능력 부분은 제쳐두고 흠결만 놓고 따지는 청문회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자질·능력 검증과 도덕성 검증을 나누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與 “文, 청문회 지적에 공감”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당 지도부 사이에서) 청문회 제도는 정말 이 상태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차기 정권 출범 전에 개선하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초 국회 운영위원회 협의 과정에서도 여야 간 청문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접근이 있었다”며 “(제도 개선) 시기는 차기 대선 이전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한 논란에 대한 질문에 “왜 이 사람을 발탁했는지, 그 취지 및 능력과 함께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흠결을 저울질해 발탁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 부분은 그냥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청문회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험한 청문회에, 무안당하기에 십상인 청문회에 (후보자들이) 앉고자 하지 않는다”며 “저는 이대로 해도 괜찮은데 적어도 다음 정부는 누가 정권을 맡든 더 유능한 사람을 발탁할 수 있는 청문회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野 때는 반대하더니…
민주당이 문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하면서 청문회에서 도덕성 검증 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차기 대선 전 개정에 공감대를 이룬 만큼 이르면 올해 안에 법 개정이 추진될 수 있다.

국회에는 인사청문회 전 예비심사소위를 가동해 인사권자가 제출한 사전 검증사항에 대한 비공개 사전 검증을 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이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덕성과 업무 연관성의 경계가 모호한 데다 국민의 알권리를 제약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구나 민주당은 과거 야당 시절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비공개 청문회를 추진했을 때 “깜깜이 청문회로 공개 검증을 피해보겠다는 발상”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野 “국민적 심판 있을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야당이 ‘부적격’으로 판정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최고의 전문가, 능력자가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후보자도 각각 청와대가 발탁하게 된 이유”라고 엄호하고 나섰다.

야당은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야당일 때 왜 청문회 후보자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는지, 지금까지 제도 개선 노력을 안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부적격한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지명 철회를 안 한다면 국민적인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거부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임혜숙·박준영·노형욱 후보자에 대해 “장관직 수행에 부적절한 만큼의 결격 사유는 아니다”고 중론을 모았다. 다만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을 미룬 채 야당의 반발 등을 포함해 반대 의견까지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눈높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 고민이 있다”며 “대통령도 이날 발언뿐 아니라 민주당을 고려해 결론낼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에 공을 미루면서 야당을 설득할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미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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