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골든글로브 트로피 반납…부패·성차별 논란 일파만파 [종합]

입력 2021-05-11 16:11   수정 2021-05-11 16:13



톰 크루즈도 골든글로브에 등돌렸다. 부패와 인종 차별, 성차별 논란에 휩싸인 골든글로브가 비난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NBC 방송국은 내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중계를 하지 않는다. 1993년부터 28년 동안 골든글로브 시상식 중계를 해왔던 NBC가 '손절'을 선언한 것.

더욱이 NBC는 골든글로브 주관사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와 2018년 6년짜리 장기계약을 체결했음에도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 중계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NBC는 성명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HFPA의 행보를 문제삼으며 "최근 발표한 개혁안은 충분하지 않다"며 "HFPA가 제대로 변화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할리우드 연예 매체 데드라인, 버라이어티 등을 통해 배우 톰 크루즈의 골든글로브 트로피 반납 소식도 전해졌다.

톰 크루즈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제리 맥과이어', '7월 4일생'으로 남우주연상, '매그놀리아'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총 3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HFPA의 행보에 문제를 제기하며 트로피를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톰 크루즈에 앞서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 마크 러팔로 등도 골든글로브와 HFPA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8일 스칼렛 요한슨은 성명을 통해 "HFPA는 하비 와인스타인처럼 아카데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이들을 위해 합법화된 조직"이라며 "영화계가 HFPA로부터 한 발짝 물러날 때가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칼렛 요한슨이 언급한 하비 와인스타인은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2017년 불거진 '미투'(Me Too) 운동으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는 100여 명, 그 중엔 안젤리나 졸리 등 유명 배우들도 포함 돼 있어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스칼렛 요한슨은 또 "과거 HFPA의 일부 회원들로부터 성차별적인 질문과 성희롱에 맞닥뜨렸다"며 할리우드 영화인들과 HFPA의 거리두기를 주장했다.

마크 러팔로 역시 "골든글로브 수상자가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거나 행복감을 느낄 수 없었다"며 "영화로 수익을 올려온 HFPA가 배타성을 띄며 변화에 저항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는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HFPA는 미국 영화계 전반을 다루는 신문·잡지사로 구성됐다. 유럽·아시아·남미 등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HFPA가 기금 조성을 위해 1944년부터 진행했다. 미국 내에서 아카데미와 함께 영화계 최고 권위를 가진 시상식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엔 성차별, 인종차별 등의 논란과 폐쇄적인 분위기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두고 HFPA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 제작사가 만든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해 작품상 후보에서 배재했다. '미나리'에서 주로 한국어를 쓴다는 게 이유였다. 이 일로 HFPA의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87명 회원 중 흑인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문제가 됐다. 지난 4월엔 HFPA 전직 회장인 필 버크가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인종주의자의 혐오 운동"이라 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여기에 부정부패 의혹까지 제기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HFPA는 2019년 6월부터 1년간 회원들에게 200만 달러(약 22억3400만 원)을 지급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열린 보조금 만찬에서는 3명의 회원이 하루 일당으로 8000만 달러(약 9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 영화제작사를 상대로 특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엔 30여 명의 회원들이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 협찬으로 프랑스 파리 초호화 출장을 떠난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지난 HFPA는 개혁안을 통해 "올해 안에 21명의 신규 회원을 확충하고, 18개월 내 회원 수를 50% 늘려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전했지만 HFPA에 대한 논란과 비난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 워너브라더스를 포함해 HBO, HBO 맥스,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그룹과 워너 TV, 종합편성채널 TNT와 TBS 등을 거느린 워너미디어도 HFPA 보이콧을 선언했다. 워너미디어는 성명을 통해 "HFPA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한 기자회견을 포함해 각종 행사 초청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HFPA가 개혁을 약속하지 않으면 골든글로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고, 아마존 스튜디오 제니퍼 살케도 "이러한 문제가 처음 제기된 이후로 아마존은 HFPA와 협력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진실하고 의미 있는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할리우드 대형 홍보 대행사 100여 곳은 HFPA를 비판하며 보이콧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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