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미뤄진 노바백스, AZ는 EU가 구매중단…'백신접종' 또 꼬인다

입력 2021-05-11 17:32   수정 2021-05-12 03:17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신청을 늦추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 신청 시점이 애초 계획한 6월에서 9월까지로 늦어지면서 당장 다음달부터 노바백스 백신을 국내에 공급하려던 방역당국의 계획도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바백스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1분기 수익보고서를 통해 “올해 9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에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바백스는 다음달까지 FDA와 EMA에 긴급 긴급사용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업계에선 노바백스의 승인 신청이 연기된 배경으로 북미 3상 임상 일정이 미뤄진 것과 자체 제조시설 없이 세계 위탁생산(CMO) 시설을 통해 백신을 생산하는 까닭에 불확실성이 높은 점 등을 꼽았다.

월 생산 목표치도 낮춰 잡았다. 노바백스는 올 9월까지 월 1억 회분, 연내 1억5000만 회분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은 9월까지 1억5000만 회분이었다. 백신 원재료 및 장비 확보가 어려워진 게 발목을 잡았다.

국내 백신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역당국은 다음달부터 9월까지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백신 2000만 회분을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지난달 말에는 청와대에서 스탠리 어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 허가’를 약속하기도 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과 유럽이 승인하지 않은 백신을 세계 최초로 허가하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국내 백신 도입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부작용 우려가 끊이지 않는 것도 백신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유럽연합(EU)은 부작용 등을 고려해 “6월 이후 AZ 백신 신규 주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바백스 허가 지연과 AZ 부작용 논란이 겹치면서 11월 집단면역은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당초 내달 사용신청 예정된 노바백스, 석달 이상 연기돼
9월 국내 2000만회분 공급 차질…11~12월께 접종 예상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또다시 꼬였다. 이번에는 미국 노바백스 백신이다. 노바백스가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긴급허가 신청 시점을 다음달에서 9월 말까지로 늦추기로 하면서 국내 도입 시점도 9월에서 4분기 또는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월까지 들여오기로 한 노바백스 물량이 2000만 회분(1000만 명분)에 달한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의 백신 수급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석 달 지연된 백신 허가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허가 신청 작업을 오는 9월 말까지 완료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당초 다음달까지 미국, 영국, 유럽연합(EU)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당초 일정보다 3개월가량 지연된다는 얘기다. 승인 신청 후 실제 허가까지 한 달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출하는 10월 말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백신 수급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 2000만 회분을 6~9월 말까지 공급받기로 했다. 연말까지 이 물량은 총 4000만 회분으로 늘어나지만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해외에서 허가가 난 백신만 국민에게 접종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 원칙대로라면 10월 말께 미국·유럽에서 허가가 난 뒤 국내 승인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11~12월에나 우리 국민이 노바백스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바백스 백신을 한국에서 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당초 계획을 바꿔 해외와 동시에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정부가 “백신 도입 일정을 맞추기 위해 안전성 검증이 되지 않은 백신을 들여온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부담이다.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3분기 2000만 회분 도입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정부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선구매하지 않았다”며 “해외에서 검증되지 않은 노바백스 백신을 한국이 먼저 맞는 건 정부 스스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포닌 부족에 생산량 줄듯
원료 수급 문제도 심각하다. 노바백스는 이날 사업 보고서에서 원료 부족을 이유로 월간 생산량 전망치를 3분기 월 1억 회분으로 30% 정도 낮췄다. 노바백스 백신 종류는 단백질 재조합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몸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세포를 키우는 데 필요한 먹이인 ‘배지’와 ‘레진’(불순물 정제액) 등이 들어가는데,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또 면역 반응을 높여주는 첨가물인 ‘매트릭스M’에 들어가는 사포닌 수요도 급증해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한 위탁생산회사 대표(CMO)는 “바이오 벤처인 노바백스가 경험이 부족해 원료 수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생산분도 이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해 유럽연합(EU)이 더 이상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AZ 백신에 대한 안전성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EU 측은 “화이자 백신이 AZ 백신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에 추가 구매를 할 필요성이 없다”고 했다. AZ 백신은 올해 국내에 약 1800만 회분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장 출신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AZ 백신 등 안전성 논란으로 향후 폐기하는 물량이 생길 수도 있다”며 “국내 백신 도입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노바백스와 AZ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서 11월 집단 면역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김우섭/이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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