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도 비대면 시대] 비대면으로 바뀐 대학 축제 “참신한 기획 Good” vs “직접 볼 수도 없는 연예인 예산 아까워” 대립

입력 2021-05-11 09:19   수정 2021-05-11 09:20

[대학 축제도 비대면 시대] 비대면으로 바뀐 대학 축제 “참신한 기획 Good” vs “직접 볼 수도 없는 연예인 예산 아까워” 대립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장예진 대학생 기자] 매년 봄과 가을이 되면 축제로 학생들이 북적이던 대학교가 올해는 조용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대학 축제가 취소됐다.

아무런 대비 없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에는 대부분의 대학 축제가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매년 10월 개최되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전도 취소됐고, 지방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 안에서 기존 축제 포맷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비대면 축제를 기획한 대학이 눈에 띄고 있다. 연예인 공연이 아닌 온라인 마켓, 토크콘서트, 동아리 공연, e-스포츠 대회 등 새로운 비대면 축제들이 등장한 것이다.



△한국외대 ‘퀸쿠아트리아 플러스+

한국외대 ‘퀸쿠아트리아 플러스+’
한국외대는 ‘퀸쿠아트리아 플러스+’라는 축제를 선보였다. 이는 기존 오프라인 축제의 틀에서 벗어나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소통 콘텐츠 형식으로 이뤄졌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보이는 라디오 ‘별이 빛나는 새벽’을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학교 앞 포차 사장과 함께하는 온라인 요리 클래스 ▲총장과의 대화 ▲장혜영 국회의원 토크콘서트 ▲배우 박성웅(한국외대·법학과·96학번) 토크 콘서트 등을 선보였다.


△이화여대 온라인 대동제

이화여대 ‘온라인 대동제’
이화여대는 지난해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온라인 대동제’를 실시했다. 이화여대는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이화 최고 마스터셰프 ▲바이러스 치료제를 찾아라! Ewhackers ▲e-스포츠 ▲굿즈 판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했다. 특히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해 학생들이 직접 만든 물품을 판매하며 호평을 받았다.

숭실대 ‘랜선 교양수업’



△숭실대 ‘랜선 교양수업’

숭실대는 2020년 8월 19일 유튜브 생중계로 ‘랜선교양수업’을 진행했다. 이 축제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대표, 이준석 (전)미래통합당 최고위원, 가수 자이언티, 정은지, 10cm, 이필성 샌드박스 대표 등 여러 분야의 유명인들이 등장했다. 특히 정치, 연애, 학업, 코로나 등 다양한 주제로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세대, 고려대 ‘2020 언택트 교류전 연-tact’
매년 오프라인으로 실시되던 고연전(고려대와 연세대의 교류 축제)도 언택트 교류전으로 변경됐다. 언택트 교류전은 ▲e-스포츠 대외 ▲동아리 교류 공연 ▲듀엣 가요제 ▲야외 방 탈출 등으로 꾸려졌다.


△연세대, 고려대 언택트 교류전

이처럼 많은 대학가에선 기존 연예인 초청 공연 중심의 축제에서 벗어나 각 학교의 특색이 드러나는 축제를 모색했다.

단순 연예인 초청하는 온라인 축제 학생들 비판 잇따라
하지만 이러한 색다른 축제가 호평만을 받진 않았다. 최근 경희대 국제캠퍼스 학생들이 총학생회가 진행한 온라인 축제 행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21년 4월 9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온:ON’ 총학생회는 코로나19로 현장 축제를 취소하고 비대면 유튜브 생중계 방식으로 경희 퀴즈의 날 ‘KHUiz-ON’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역주행 신화’로 큰 인기를 얻은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출연했고, 학생들의 사연을 직접 읽어주는 토크쇼 형식과 공연 무대로 구성됐다. 하지만 축제가 끝난 뒤 학생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특히 경희대 국제캠퍼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축제에 굳이 왜 큰 예산을 들여 연예인을 섭외하는 것이냐”, “유튜브로 음악방송을 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라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 진행을 하며 연예인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총학생회만 만족하는 행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잇따랐다.



△(위)경희대 국제캠 온라인 축제 유튜브 캡처.(아래)경희대 국제캠 에브리타임

경희대 국제 캠퍼스에 재학 중인 박모(익명·20)씨는 “현장에서 축제를 즐기지도 못했는데,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걸그룹을 부르는데 큰 예산을 쓴 것은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라며, “총학생회는 코로나19 상황 속 축제에 돈을 쓰기보다 등록금 반환 문제에 신경을 더 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다채로워진 축제는 좋지만, 연예인 초청 공연은 글쎄…온라인 축제 ‘불만족한다’ 53.8%

△온라인 축제 만족도 설문조사 인포그래픽

그렇다면 온라인 축제에 대한 대학생의 의견이 어떨까. 대학생 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축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채로워진 축제는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단순히 연예인을 초청한 생중계 방식은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대학 온라인 축제를 경험한 학생은 19.2%로 경험하지 않은 학생(53.8%)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응답자 중 19.2%는 ‘축제가 있는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온라인 축제를 연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57.7%가 ‘아니오’라고 답했으며, 42.3%가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최근 각 대학에서 이뤄진 비대면 축제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하지 않는다’가 53.8%로 많은 학생이 온라인 축제에 대해 불만족 한다는 입장을 비췄다. 뒤이어 ‘만족한다’가 30.8%, ‘보통이다’가 15.4%를 차지했다. 앞으로 온라인 축제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에는 ‘진로 관련 연예인 초청 토크쇼’ ‘교수님의 하루를 담은 브이로그’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퀴즈쇼’ 등이 언급됐다.

온라인 축제에 긍정적인 견해인 경우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 익명의 학생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축제를 통해 어려움 속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답했으며, ‘기존의 축제보다 보다 더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었다’, ‘연예인 초청 공연 위주보다 더 다채로워진 콘텐츠가 좋았다’라는 의견이 달렸다.

반면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아깝다’ ‘소통과 연관성이 떨어진다’ ‘차라리 유튜브를 본다’ 등 비대면 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특히 ‘온라인 축제보다 당장 학교에서 해결해야 할 수업권 문제, 등록금 문제에 등록금이 더 먼저 쓰길 바란다’와 같은 등록금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달라는 의견도 게재됐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김모(미디어·19)씨 또한 “언택트 교류전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쳐있던 마음을 환기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축제가 기획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인하대에 재학 중인 장준하(간호학과·18) 씨는 “기존의 대학 축제가 연예인을 보기 위한 축제였다면, 비대면으로 변경된 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축제가 된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그러나 그는 “프로그램은 재밌었지만, 홍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아쉬웠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분명한 건 앞으로의 대학 축제는 ‘대학축제 = 연예인 초청 무대’라는 정형화된 틀을 깨고, 학생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획하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축제가 아닐까.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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