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홍수' 신용대출 11조 늘어…증시·부동산 과열 경고등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1-05-12 12:00   수정 2021-05-12 13:29

지난 4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16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 자금과 비트코인 투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들이 빚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유동성 흘러들면서 과열양상을 나타낸 자산시장이 조만간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16조 증가 '역대최대'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4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000억원으로 전달 말보다 16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증가폭은 월간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컸다. 종전 최대 증가폭이었던 지난해 11월(13조7000억원) 수준도 넘어선다.

구체적으로 보면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이 지난달 말 281조5000억원으로 전달 말보다 11조8000억원 불었다. 월간 기준으로 역시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달 28~29일 진행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는 개인들이 증거금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을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나선 개인의 신용대출은 9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일반청약에는 사상 최대인 80조9000억원이 몰렸다. 지난해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30조9889억원), 카카오게임즈(57조5543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크게 웃돈다. 한은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사들이기 위한 신용대출 수요도 포착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중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43조2000억원으로 4조2000억원 늘었다. 지난 2월(6조5000억원), 3월(5조7000억원)에서 증가폭이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2월 2만4000가구, 3월 8000가구, 지난달 3000가구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가계대출이 불어난 것은 가계·기업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 회복 기대가 퍼지면서 4월 기대 인플레이션율(2.1%)이 2019년 8월(2%) 후 최고치를 기록한 결과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1년 동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다.
중앙은행의 경고...에브리싱 랠리 꺾이나
실질 조달금리가 낮아진 만큼 가계의 차입 유인이 커지는 동시에 증시·비트코인 등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뭉칫돈이 불쏘시개가 되어 증시와 부동산, 비트코인 등 자산시장을 달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든 자산가격이 오르는'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들어 미국 S&P500지수와 다우존스지수는 올들어 각각 26회, 24회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약 1122조원)가량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을 비롯한 한국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몸값을 웃돈다. 회사채에도 등급을 가리지 않고 자금이 몰리는 데다 상품시장도 과열양상을 보인다. 지난 10일 구리 선물(3개월물) 가격은 장중 사상 최고인 t당 1만747.5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자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자산거품 경고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은 지난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자산가격이 매우 높고 거품(frothy)이 꼈다"고 언급했다. 최근 Fed 금융안정보고서(2021년 5월)도 곳곳에 자산시장이 상당히 하락(significant declines)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선회하는 과정에서 자산시장의 변곡점이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는 등 시장금리가 뛰면 그만큼 유동성이 회수될 것이라는 우려에 위험자산 선호도 역시 움츠러들 가능성이 크다. 한은 뉴욕사무소도 7일 발간한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에서 "예상밖 인플레이션 등으로 Fed의 통화정책의 조기 정상화 우려가 확산되며 미 국채 금리가 추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2021년 4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올해 1분기 금융권 가계대출이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큰 폭 증가하는 등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증대됐다"며 "금융안정 이슈에 대한 통화정책적 차원의 고려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빨라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변화 신호를 이르면 올 3분기에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과열 양상을 보이는 자산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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