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하반기 되면 놓친다" 해외 자산 인수 경쟁 나선 운용사들

입력 2021-05-12 10:21   수정 2021-05-12 10:23

≪이 기사는 05월11일(08: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가 막혔던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다시 투자를 재개했다. 한 달에 가까운 출장을 감수하거나 현지 지사를 활용면서 알짜 자산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사실상 중단했다. 하늘길이 막히기도 했고, 갈 수 있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담당 직원들의 불안감이 컷다. 미리 자산 실사를 했거나 현지 법인을 통한 거래가 아니면 검토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자산운용사 내 해외 대체투자부문에서는 국내 자산으로 눈을 돌렸다. 오피스빌딩 매입 입찰에 같은 자산운용사 내에서도 해외 투자팀과 국내 투자팀이 각각 입찰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나 국내 부동산 투자는 구조나 사업방식은 같다보니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서 "해외 대체투자가 막혔다고 아예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보니 국내 부동산 딜로 눈을 돌린 팀들이 많다"고 전했다.

국내 부동산 투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서울과 판교 오피스빌딩 가격은 사상최고점을 갱신했다. 수익률도 대출금리와 비슷한 2~3%대로 떨어졌다. 가장 각광을 받는 투자자산인 수도권 물류센터 수익률도 4% 대로 하락했다.

올 들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저평가된 자산을 매입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서비스기업인 CBR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국내 투자자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조사됐다. 이는 원달러 환헤지 비용의 감소, 유럽 내 주요 시장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수익률 스프레드 축소 영향으로 분석됐다.

마스턴투자운용과 키움증권은 지난달 프랑스로 자산 실사를 떠났다. 프랑스 도심에 지어지는 라스트마일 물류센터 6곳을 묶어서 부동산펀드로 투자하려는 목적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작년 하반기부터 현지 개발회사들이 건설 중인 라스트마일 물류센터에 대한 선매입 기회를 탐색해왔다. 프랑스 입국 후 1주일, 실사 기간 1주일, 국내 입국 후 2주일 등 한 달 가까이 묶여있어야 하는 출장이지만 과감히 시도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하반기에는 이런 자금이 우량 부동산으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 달 가까운 출장이 부담되지만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설 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마스턴투자운용 외에도 해외 실사를 감행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3, 4월에 A사는 프랑스, B사는 미국으로 출장을 보냈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계약체결까지는 아니어도 괜찮은 매물을 파악하기 위해 미리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이달 하나금융투자와 미국 워싱턴에 있는 '페니메이' 통합 사옥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 카프로퍼티스(Carr Properties)와 빌딩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구조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500억 원 규모의 리츠를 설립해 빌딩의 지분 49%를 확보한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현지 유명 자산운용사가 조성하는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투자를 진행했다. 신용도가 높은 자산운용사가 꼼꼼한 실사를 통해 확보한 자산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지난 3월 글로벌 대체투자운용사인 브룩필드가 운용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펀드 '브룩필드 리얼 에스테이트 파이낸스펀드6'에 4억 달러를 약정 투자하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프로젝트 위주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로 직접 투자가 어려워지자 신뢰가 높은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전했다.

해외 중에서도 미국과 유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수혜 CBRE코리아 리서치부문 이사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는 오피스빌딩, 물류센터 등 안정적 자산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데이터센터와 주거 자산 등 니치 섹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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