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말하는 청년정책 ④] ‘청년 정책’ 내세우지만 정당 내 청년들의 현실은 ‘열정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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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14 11:51   수정 2021-05-14 11:53

[청년이 말하는 청년정책 ④] ‘청년 정책’ 내세우지만 정당 내 청년들의 현실은 ‘열정페이’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박서현 대학생 기자] 4월 7일 서울 및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이하 4.7 보궐선거)에서 핵심 변수는 20대 유권자라고 분석할 정도로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중요해지고 있다. 각 정당에서는 청년 정책을 내세우며 청년들의 표심 잡기에 주력했지만 정작 정당 내에서 근무하는 청년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거사무원과 활동보조인 수당 문제에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했다.



공직선거법 제135조 1항에 따르면 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장·선거사무원·활동보조인 및 회계책임자에 대해 수당과 실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3항에서는 이 법 규정에 의해 수당·실비 기타 이익 제공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당·실비 기타 자원봉사에 대한 보상 등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선거운동과 관련해 금품 기타 이익 제공이나 제공 의사 표시, 지시나 권유 등을 수령할 수 없다고 돼 있다.

해당 법안에서 언급하는 수당과 실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자금 회계실무'에 책정된 금액을 뜻하며, 앞서 언급한 책정 금액 이상의 보수를 지급하면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가 된다. 그러나 책정된 금액은 턱없이 적다. 지난해 1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게시된 '정치자금 회계실무'에 따르면 수당 지급 기준에서 선거사무장을 제외한 선거사무원이나 활동보조인은 하루 수당 3만원이며, 실비는 1일당 일비와 식비 모두 2만원이다. 선거철이 되면 대부분의 선거사무원과 활동보조인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업무에 시달리는데, 수당을 모두 합쳐서 최저시급으로 나누면 8시간 근무 수당밖에 되지 않는다.

청년들의 정치참여가 활발해지는 현 시점에서 정당 캠프에서도 청년들을 원하고 있다. 지난 4.7 보궐선거의 한 후보자 캠프에서 근무했던 A씨는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캠프 내에서도 청년들과 일하고 싶어 한다"며 "청년 정책에 대해 의견을 물을 수 있는가 하면 유세 활동을 할 때도 청년들을 대동하면 후보자 이미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A 씨는 "정말 청년들을 위한다면 좋겠지만 ‘열정페이’로 수당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청년들이 있어 가끔 청년들을 이용해 소비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고 덧붙였다.

정말 청년들은 정치권에서 소비되기만 했을까. 정당 캠프에 실제로 근무했던 청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대학생 B 씨는 4.7 보궐선거 당시 한 후보자 캠프에서 근무했다. B 씨는 선거사무관계자 수당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선거 기간이 되면 선거사무원들은 오로지 선거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당이 적어 생활이 어려워 암묵적으로 용돈을 챙겨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에 맞지 않은 선거법은 구시대적이며, 현재의 수당체계는 과거에 머물러있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B씨는 간혹 무급으로 일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만에 하나 선거사무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데다가 직급이 높은 사람이 따로 챙겨 주지 않는다면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일해야 한다. 순전히 정당에 헌신한다는 의미로 아무런 대가 없이 활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정당에서 입지를 다지려면 이런 부담과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체계라 일을 거절할 수도 없다”며 “나 또한 선거 기간은 아니었지만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잡다한 일을 맡아서 한 적이 있다”고 경험을 말했다.

한 정당 캠프에 속했던 또 다른 대학생 C씨도 “정치인이라는 꿈을 가지고 정당 캠프에서 근무한 적이 있지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 같아 실망했었다”며 “공직선거법 때문에 수당을 챙겨 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입법을 진행하고 청년 정책을 내세우는 정치권에서 근무하는 청년들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니 괴리감이 들었다”며 말했다.

과거부터 논란이었던 선거사무원과 활동보조인에 대한 처우와 최근에 발현된 청년들의 ‘열정페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경기광주갑 소병훈 국회의원은 선거사무원 수당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도 선거사무관계자 수당 인상을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 대학의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D교수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은 매년 상승하고 있는데 선거철에 근무하는 사무원들에 대한 처우와 보수는 너무나도 후진적”이라며 “법안도 바뀌어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청년들에게 일만 시키고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정치권들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장 함께 일하는 청년들 처우 개선도 안 되는 상황에서 청년 정책을 논하면 누가 믿겠는가”라며 답했다.

대학생 B씨는 “모든 정당이 청년을 위한다지만 정작 정당 내 청년은 챙길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정치권이 청년들의 마음을 잡으려면 당에 속한 20대를 향한 보상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정당 정치에 참여하는 청년이 꾸준히 확보될 것이고 청년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며 전했다. 또한, 공직선거법에 관해서는 “현실을 반영한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인상은 보편적이지만 선거사무원 수당은 몇십 년째 제자리인 것으로 안다”며 “선거사무원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현실에 맞는 수당이 보장된다면 더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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