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스팩, 증시상륙 준비…兆단위 기업과 합병 성공할까

입력 2021-05-13 17:18   수정 2021-05-14 02:23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역사상 최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증시 상륙 준비를 끝냈다. 몸값 1조원 넘는 대형 기업과의 합병에 성공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스팩19호가 지난 11~12일 일반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청약 결과 21.6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을 1000만 주에서 1200만 주로 늘렸음에도 무난히 공모에 성공했다. 이 스팩은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NH스팩19호는 지난 6~7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42.6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흥행에 성공하자 공모 물량을 늘렸다. 기관 배정 물량은 3000만 주에서 3600만 주로 늘었다. 일반 청약 물량도 확대했다. 당초 800억원이던 공모금액은 96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상장한 스팩 중 국내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 기록은 2010년 상장한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의 875억원이었다.

NH스팩19호가 합병 대상을 찾는다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스팩 중 최초로 합병까지 성공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과 동양밸류오션스팩, 우리스팩1호 등 과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던 스팩은 모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고 청산됐다. 스팩은 상장한 지 36개월 안에 실재하는 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합병에 실패하면 공모주 투자자들에 원리금을 돌려주고 청산 과정을 밟게 된다.

IPO 시장에선 NH스팩19호가 몸값이 조(兆) 단위인 기업과 합병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그랩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 상장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대형 스팩 합병 상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기업가치 약 45조원으로 평가받은 그랩은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팩은 공모 규모를 합병 대상 기업가치의 10% 이하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상으로 NH스팩19호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곳과 합병할 수 있다.

다만 공모주 시장이 초호황인 만큼 몸값이 높은 기업이 굳이 스팩과 합병해 우회상장을 시도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직접 상장해도 충분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어서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은 과거 실적 대신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는 등 증시 문턱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 곧바로 발을 들이기 어려운 기업 중 상장 의지가 강한 곳을 찾아야 하는 셈”이라며 “NH스팩19호가 당장 서두르기보다 공모주 투자심리가 다소 가라앉을 때를 노려 합병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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