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호선 마포역과 공덕역 인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추진 기대로 들썩이고 있다. 1991년 지어진 도화우성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사업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인근 도화현대1차와 마포삼성 등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이 임박한 단지도 재건축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호가가 뛰고 있다.
도화우성은 15개 동, 1222가구(전용 54~141㎡)로 구성돼 있다. 전용 141㎡는 17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비슷한 층수 매물이 지난 1월 15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쓴 지 5개월 만에 호가가 2억원 넘게 뛰었다.
지난달 8일 신고가(12억4000만원)에 거래된 전용 79㎡도 최근 13억8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예비안전진단 통과를 전후해 매수 문의가 부쩍 늘었지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도화동 B공인 관계자는 “지금 남아 있는 매물은 대여섯 개”라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15억원 미만 전용 111·128㎡는 집을 팔겠다는 주인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도화우성은 지난달 재·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 추진을 약속한 단지 중 하나다. 한강과 가깝고 마포역까지 걸어서 5분이면 닿는다. 도화동 C공인 관계자는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지만 단지가 노후화돼 마포역을 사이에 둔 용강동 아파트보다 저평가돼 있다”며 “재건축 호재로 단지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용 84㎡ 이상 중대형이 전체의 45%를 차지해 중소형 위주로 된 단지보다 사업성이 낫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준비위 측은 재건축 때 기부채납(공공기여) 등을 통해 용적률을 법정 상한인 30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도화우성은 또 서울시의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다. 하반기 발표될 ‘서울시 2040 도시 기본계획’을 통해 층수 제한(현 35층)이 완화되면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 박합수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중대형 위주 단지는 재건축 후 일반분양 물량을 비교적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도화우성 인근의 노후 단지들도 매물이 줄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 도화현대1차(1021가구)와 마포삼성(982가구) 아파트는 각각 1993년과 1994년 준공됐다. 2~3년 뒤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할 수 있다. 도화현대1차 전용 128㎡는 지난 1월 실거래가가 13억7000만~13억9000만원이었다. 현재 호가는 15억2000만원까지 뛰었다. 이 단지는 2월 재건축 추진 준비위를 꾸렸다. 마포삼성 전용 84㎡도 최근 호가가 직전 실거래가(14억6500만원)보다 4000만원가량 올랐다. 이들 단지도 용적률이 높은 편이어서 사업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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