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경제정책 실패"…진보경제학자들도 등 돌렸다

입력 2021-05-14 11:25   수정 2021-05-14 16:46


문재인 정부 핵심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학현학파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정책, 무분별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등을 지목하며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와 우석진·원승연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등은 14일 서울사회경제연구소가 주최한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변형윤 명예이사장(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사진)의 제자인 진보 경제학자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변 명예이사장의 아호인 학현을 따서 이들을 '학현학파'로 부른다.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원승연 교수(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이 이 학파의 주축으로 통한다.

류 교수 등은 소득주도성장이 취약계층 살림살이를 더 팍팍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상당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시장여건을 무시하고 무리한 정책을 추진했다"며 "최저임금의 영향으로 청년과 저숙련 노동자 실업자들의 고용기회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노동경제학회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8년 최저임금을 16.4%(1060원) 올린 결과 일자리가 최대 34만7000개가 증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소속된 학현학파에서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학현학파 안에서도 많았다"며 "안팎의 비판에도 홍장표 전 수석과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을 밀고 나갔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도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류 교수는 "'풍선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상황에 떠밀려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확대했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 실패는 물론 정책에 대한 신뢰까지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가덕도 공항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와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금지법에 대해서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앞으로 과도한 권한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류 교수 등은 "정부의 자원 배분 권한을 시장에 넘겨야 한다"며 "정부가 혁신산업 및 미래산업을 주도해 육성하려는 시도는 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제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집착해 정부가 경제성장 정책을 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신에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경제 정책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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