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렉 때문에 분통터졌는데…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이수빈의 가전탐구]

입력 2021-05-16 13:25   수정 2021-05-16 18:41


게임중독자들의 폭력성을 알아보겠다며 PC방에서 벌였던 실험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회자된다. 전원을 갑자기 차단한 뒤 한창 게임 중이었던 PC방 이용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것. 게이머들은 분노와 함께 욕설을 내뱉었지만 게임중독자들의 폭력성이라고 보기에는 실험 자체가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를 두고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미술의 폭력성을 알아보겠다”며 미대생의 작품을 찢어버리는 패러디가 등장하기도 했다.

게임을 할 때는 누구나 '방구석 여포'가 된다. 집중하느라 예민해져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온순한 기자도 게임하다가 돌변한 적이 여럿 있다. 게임 화면에 랙이 걸리거나, 어두운 곳이 잘 보이지 않아 습격을 당하고, 그래픽이 깨져서 잘 안보이는 등 대체로 그래픽과 화면 문제였다.


올해 새로 나온 삼성전자 네오 QLED로 게임을 플레이해보기로 했다. 책상에 올릴 수 있는 크기인 50인치(대각선 길이 125㎝) QN90A 제품이다. 독일의 인증기관 VDE로부터 최단시간 인풋랙과 HDR1000을 지원한다는 게이밍 TV 인증을 받았다. 기존 LED 소자보다 40배 작은 미니 LED칩이 촘촘히 탑재돼 화면이 세밀하게 표현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 제품에서 가장 궁금했던 점 중 하나가 반사 방지 기능이었다. 밝은 곳에서 TV를 켜면 TV 앞 사물이 반사돼 시야를 방해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반사 방지 패널을 장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TV를 틀어놓은 뒤 실내 조명을 껐을 때와 켰을 때 비교해봤다. 어두울 때와 밝을 때 모두 화면 반사가 보이지 않았다. 게임 도중 화면에 비친 사물때문에 시야가 방해받을 걱정은 덜었다.




콘솔게임기인 엑스박스X를 TV에 연결한 뒤 전원을 켜니 자동으로 이를 인식해 메인 메뉴에 엑스박스가 추가됐다. 따로 외부입력 설정을 할 필요가 없어 편리했다.

엑스박스에서 게임 '그라운디드'를 틀자 TV가 스스로 '게임모드'에 들어간 것도 눈에 띄었다. 동시에 게임에 맞게 화면을 설정할 수 있는 '게임바'가 자동으로 떴다. 여기서 화면 비율, 색상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설정이 필요없을 때는 놔두면 알아서 꺼졌다.




게임을 켜고난 뒤 화면에서 먼저 눈에 든 것은 색상. 밝고 선명해 전체적으로 생동감 있어보였다. 네오 퀀텀 프로세서가 탑재돼 AI(인공지능) 기술로 화면을 인식한 뒤 색감과 휘도, 명암비 등을 조정해주기 때문이다.

게임바 설정에서 어두운 곳을 더 잘 식별하게 해주는 블랙 이퀄라이저를 높인 뒤 땅굴 속으로 들어가봤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지형이 세밀하게 잘 보였다. 날아다니는 포자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다.




같은 땅굴 속에서도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을 동시에 볼 때는 어두운 영역이 더 어둡게, 밝은 영역은 더 밝게 표현 되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밝은 광원을 바라볼 때도 빛이 하얗게 번지지 않고 주변 풍경이 선명하게 표현됐다.
여기까지 플레이해보니 혹시 이 게임만 유독 화면이 선명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다른 게임도 틀어보기로 했다.




그래픽 사양이 높은 게임 중 하나인 심즈4다.




채도 높고 선명한 화면은 심즈4에서도 동일했다. 그래픽 표현에도 무리가 없었다.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화면을 빠르게 줌인 해도 밀리거나 끊김 없이 매끄럽게 보였다.




화면을 가장 크게 확대했을 때도 여전히 색상이 선명하고, 꽃과 잎사귀까지 잘 보였다.
심즈4에서 꽃밭 주변에 나비가 날아다닌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작은 화면으로 플레이할 때는 몰랐던 점이다.

엑스박스가 아닌 다른 게임기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닌텐도 스위치도 TV에 연결해봤다. HDMI포트를 꽂자 게임기를 인식한 뒤 메인메뉴에 '닌텐도 스위치' 아이콘이 추가됐다. TV로 다른 영상을 보다가 닌텐도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게임 화면이 켜지는 점도 편리했다.




닌텐도 스위치에 기본으로 탑재된 화면은 손바닥만한 크기다. 이 화면으로 잘 보이지 않는 보스몹을 잡기란 속터지는 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1년 간 미뤄뒀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최종보스 '가논'을 이참에 물리쳐보기로 했다.

TV에 연결해보니 게임이 한 층 더 실감났다. 닌텐도는 엑스박스에 비해 본체 사양이 낮은데도 화면에서는 선명하게 표현됐기 때문이다. 게임효과 역시 기본 액정으로 볼 때 보다 화려해보였다.




무엇보다 타격 확률이 높아졌다. 작은 화면에서는 표적이 잘 보이지 않아 적을 공격하거나 상대의 공격을 피하기 어려웠지만 대화면으로 보니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공중에서 활을 쏘는 상황에서도 어렵지 않게 표적을 맞혔다. 마지막 보스를 잡는 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화살이 한 번도 빗나가지 않은 백중백발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논을 물리치고 하이랄 왕국의 평화를 되찾았다.

네오 QLED TV는 엑스박스X와 닌텐도 스위치에서 모두 대화면과 선명한 화질 표현으로 인한 몰입도, 반응속도와 명암비 등이 만족스러웠다. 게임을 방해하는 시야 한계, 그래픽 지연 등이 없었기 때문에 집중이 끊길 일도 없었다. 게임세상 속 평화 뿐 아니라 내면의 평화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점도 있었다. 네오QLED TV에서 HDMI 케이블을 꽂는 단자 총 4개 중 게이밍용 포트(HDMI 2.1)는 하나였다. 이 포트에 케이블을 연결하면 HDMI 2.0보다 대역폭이 높아 더 많은 양의 정보가 전송된다. 갈수록 게임 사양이 높아지고 있어 HDMI 2.1 쓰임새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 포트가 하나라는 점은 아쉬운 지점이다.

다만 아직 HDMI 2.1을 쓸 정도로 사양이 높은 게임은 많지 않고, 대부분의 게임은 2.0으로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게 게이머들의 중론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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