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녹십자, 반려견 치료 나서

입력 2021-05-16 17:59   수정 2021-05-17 03:15

반려동물 치료제를 성장동력으로 찾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체 대상 의약품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시장 전망도 밝아서다. 치매, 암, 코로나19 등 치료 영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달 초 지엔티파마와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인 ‘제다큐어’(사진)의 국내 판매계약을 맺었다. 제다큐어는 지엔티파마가 지난 2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이달 말이면 동물병원에서 수의사 처방 아래 구매할 수 있다. 반려견 치매 치료제로는 세계 두 번째 상용화 사례다. 유한양행은 제다큐어 유통을 계기로 의약품, 헬스케어 등으로 반려동물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치매는 반려견 11~12세의 28%, 15~16세의 68%가 진단받을 정도로 흔해 시장성이 큰 질환 분야로 꼽힌다. 치매에 걸린 반려견은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곤 한다. 1999년 화이자가 내놓은 치료제로 셀레길린이 있지만 개체별 치료 효과가 제각각이고 과잉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제다큐어는 치매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체내 축적을 막고 뇌신경세포가 죽는 걸 억제해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낸다.

GC녹십자랩셀도 지난 3월 자회사 ‘그린벳’을 출범시키며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린벳은 반려동물용 진단키트, 백신, 의약품, 특수 사료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같은 달 동국제약도 ‘동물용 의약품 제조·수입 및 판매업’을 신규 사업에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종근당 자회사인 경보제약도 지난해부터 동물용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638만 가구에 달한다. 반려동물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3753억원에서 2027년 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치료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포치료제 개발사인 박셀바이오는 오는 9월 반려견 전용 항암제인 ‘박스루킨-15’의 국내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케어사이드와 계약을 맺고 유통도 준비 중이다. 씨앤팜은 코로나19 동물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치료제가 출시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을 살처분하지 않아도 돼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체용 의약품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들도 동물용 의약품 개발 병행을 고려하는 추세”라며 “동물용 의약품은 인체용보다 허가를 받기도 쉽고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나 시장도 성장세라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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