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인공지능 승부수…LG, 1100억 투입해 '초거대 AI'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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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17 11:00   수정 2021-05-17 11:19

구광모의 인공지능 승부수…LG, 1100억 투입해 '초거대 AI' 개발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빠르게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LG가 인공지능(AI) 분야에 승부수를 띄운다. 향후 3년간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해 세계적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갖춘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LG의 AI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은 17일 오전 비대면으로 진행된 'AI 토크콘서트'에서 앞으로 3년간 대규모 컴퓨팅이 가능한 '초거대 AI' 인프라 확보와 개발에 1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시설을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다.

LG는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1초에 9경5700조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한 세계 상위 3곳 수준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미국 유명 AI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초거대 AI 언어모델인 'GPT-3'가 보유한 1750억개 매개변수(파라미터)의 3배를 넘어선 6000억개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AI를 올 하반기에 공개한다. 파라미터는 인간 뇌에서 뉴런을 연결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파라미터 규모가 커질수록 AI 지능이 높아진다.

GPT-3는 인간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고 에세이나 소설도 창작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어처리에 관련해선 세계적 수준의 AI 언어모델로 알려져 있다. LG가 개발하는 초거대 AI는 언어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이해하고, 데이터 추론까지 가능하다.

LG는 내년 상반기에는 조 단위 파라미터의 초거대 AI도 개발할 예정으로, 제조업 기반 회사 중 이 같은 규모의 초거대 AI 개발은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LG의 인공지능 개발 전담조직인 AI연구원은 지금까지 딥러닝 기술 기반의 디지털 휴먼,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챗봇을 개발하고, 항암·백신 신약 후보 물질 개발, 대용량 배터리 용량 및 수명 예측, 컴퓨터 비전 기반 검사 공정 자동화, 부품 및 제품 수요 예측 등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왔다.

LG는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고객 상담 등 각 분야의 '상위 1% 인간 전문가' 수준의 역량을 보유한 초거대 AI 개발로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고객센터에서 제공하는 상담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초거대 AI를 고객별 상담이력을 요약해주는 가상 조언자(어드바이저·Advisor)에 활용해 상담사가 고객의 개인별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텍스트와 음성으로 소비자 문의에 답변하는 상담 챗봇과 콜봇에 적용해 문장이나 대화에서 드러나는 소비자의 감정까지 분석해 자연스럽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가 가능하다.

고객센터 내 최고 전문 상담사 수준으로 일반 고객 상담을 진행하는 동시에, B2B 고객들에 대해서는 직접 계약 체결 관련 영업을 할 수 있는 AI도 개발한다.

제품 개발 프로세스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기존 신제품 개발에는 최초 상품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설계, 생산 과정에서 신제품의 개선, 수정 작업이 발생하면 이를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다시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초거대 AI 적용시 전문가가 인간의 언어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기술하면 AI가 소프트웨어 코딩을 진행해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초거대 AI로 수만 명의 전문가가 힘을 합쳐야만 진행할 수 있었던 분야에서도 성과를 낸다. LG는 AI 기반으로 차세대 배터리, 고효율 발광 분야에서 신소재 발굴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초거대 AI로 250년 동안의 화학 분야 논문과 특허를 자동으로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논문 내 분자 구조식 이미지를 인식하고, 테이블에서 물성 정보를 추출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실험 조건 등을 본문에서 발췌해 종합적인 물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찾아 더 안전하고 오래가는 전기차의 개발을 앞당기고, 고효율의 발광 소재를 발굴해 더 화질이 선명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은 TV 제품 개발이 가능해진다.

인간의 면역 체계를 활용한 신개념 암치료제인 항암 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또 더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소재 개발에도 쓰인다.

디자이너와 협업이 가능하고 제품 디자인 및 상품 내부 설계를 할 수 있는 창조적 초거대 AI도 개발한다. 예컨대 '슈퍼카를 닮은 로봇 청소기 디자인'이라는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해당 디자인 시안 수백개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디자이너는 AI가 만든 시안을 기반으로 디테일한 디자인과 설계를 할 수 있어 상품 디자인의 참신성을 극대화하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고도화된 초거대 AI 연구,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 확보 및 사업화를 위한 열린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연구 성과물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LG AI연구원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그룹의 16개 계열사가 참여해 조직한 LG의 'AI 어벤저스'다. 구 회장은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 AI 연구개발 등에 2000억원을 투입해 세계적 수준의 AI 연구팀을 만들어 향후 전 계열사 사업에 인공지능을 접목시킨다는 계획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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