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한 그릇에 6만원…'스몰 럭셔리'로 문턱 낮춘 특급호텔들

입력 2021-05-18 15:15   수정 2021-05-18 15:43


올해도 특급호텔들의 여름 빙수 대전이 시작됐다. 호텔 빙수의 대표주자 신라호텔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시그니엘 서울의 빙수는 한 그릇에 6만원을 넘는다. 웬만한 식사 한 끼 가격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빙수를 먹기 위해 호텔 라운지와 바에 줄을 서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수 십만원 대인 뷔페나 객실보다 부담이 적으면서도 분위기를 내기 좋아서다.
6만원 넘은 애플망고 빙수
신라호텔이 2011년 출시한 애플망고 빙수는 호텔 빙수 대전의 시초로 불린다. 제주산 애플망고 1개 반~2개가 한 그릇에 통째로 들어가는 신라호텔의 시그니처 메뉴다. 소비자들은 이 빙수에 ‘애망빙’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올해 가격은 6만4000원으로 지난해(5만9000원)보다 5000원 올랐다.

롯데호텔도 올해 대표 메뉴로 애플망고 빙수를 선보였다. 시그니엘 서울에선 코코넛 과육을 갈아 만든 얼음과 망고를 담은 ‘코코넛 망고빙수’를 내놨다. 실제 코코넛에 담아서 내놓는다. 롯데호텔 서울과 월드, 제주도 애플망고 빙수를 출시했다. 코코넛 망고빙수는 6만2000원, 애플망고 빙수는 5만8000~6만원이다. 롯데호텔 서울은 호텔 빙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도 내놨다.


웨스틴조선호텔은 2019년부터 수박 빙수를 대표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수박 과즙을 얼음으로 얼려 올리고, 초콜릿으로 수박 씨를 표현한 달달한 맛의 빙수다. 올해는 이른 더위에 지난 달 말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올해 애플망고 외 용과,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을 얹은 열대과일 빙수를 신제품으로 내놨다.

인터컨티넨탈은 올해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스위트 비건 빙수’를 내놨다. 아몬드 우유 얼음을 사용하고 프룬, 대추야자, 그래놀라, 라임 소르베 등으로 상큼한 맛을 냈다. 기본(2인용)은 4만5000원, 1인용은 2만7000원이다.
‘작은 사치’로 기분 낸다
비싼 가격이지만 빙수가 이윤이 많이 남는 제품은 아니라는 게 호텔업계 설명이다. 고급스러운 호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최고급 재료를 골라 쓰기 때문이다.

신라호텔에 따르면 ‘애망빙’의 재료값은 판매가의 75% 수준이다. 최근 빙수에 들어가는 애플망고와 팥 등 재료값이 올랐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제주산 애플망고는 개당 2만원이 넘는다”며 “호텔을 대표하는 메뉴 중 하나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마진이 거의 없어도 매년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들이 빙수 대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서다. 스스로를 위해 작은 사치를 하는 소비 트렌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고급스러운 모양과 맛의 호텔 빙수는 한 번쯤 기분을 내기 좋다. 최근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않는 대신 국내 소비가 늘면서 이런 경향은 더 심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빙수를 출시한 웨스틴조선서울의 빙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들이 여름에 출시하는 빙수, 봄에 여는 딸기뷔페 등은 호텔에서 베이커리 다음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상품”이라며 “젊은 층들에게 특급호텔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급호텔에서의 ‘스몰 럭셔리’는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가정의 달에는 호텔업계의 케이크가 인기를 끌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웨스틴조선서울과 그랜드조선 부산 등의 조선델리에서 카네이션을 구현해 낸 ‘피오니 블룸 케이크’ ‘카네이션 부케 케이크’ 등을 판매했다. 콘래드 서울은 카네이션 생화 장식을 올린 케이크를 판매했다. 안다즈 서울 강남 등도 카네이션 케이크를 이달 말까지 판매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웨스틴조선서울의 카네이션 케이크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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