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줄었지만 백신 접종 속도 떨어져…美 '집단면역 싸움' 길어진다

입력 2021-05-18 17:35   수정 2021-06-01 00:0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50개 주 모두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결정적 승기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집단 면역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확진자 정점 때 10분의 1로 뚝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대유행 시작 이후 처음으로 오늘 확진자가 50개 주 모두에서 줄어들었다”며 “코로나19 사망자는 (정점 때보다) 81%까지 감소해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지난 1월만 해도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만 명을 넘나든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확진자가 3만 명 안팎으로 줄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출범 당시 성인 인구의 6%에 그쳤던 1회 이상 백신 접종자 비율이 현재 60%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진전과 좌절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확진자가 적지 않게 급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백신 접종 덕분에 코로나19가 잡히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에선 ‘일상 복귀’ 기대와 함께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뉴욕주는 이날 백신 접종 완료자는 대중교통이나 병원 등 일부 장소 외에는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난 13일 지침을 수용하기로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백신을 (모두) 맞았다면 마스크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다음달 예정된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도 대면 행사로 치러진다.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리는 영화제 폐막식은 수용 가능 인원 5500명을 꽉 채워 진행될 전망이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은 오는 30일부터 홈경기 관중석을 100% 채우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의 방역수칙 완화에 따른 결정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도 이미 ‘만원 관중’을 허용했거나 조만간 허용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 완료 37%뿐
문제는 백신 접종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CDC 집계를 보면 미국의 1주일 평균 접종자 수는 지난달 13일 33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추세를 나타내며 이달 16일엔 188만 명까지 내려왔다.

지금까지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미국인은 1억578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7%다. 1, 2차 접종(존슨앤드존슨은 1차 접종)을 모두 완료한 인구 비율은 37%에 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속도가 유지되면 8월 30일 70%, 11월 7일 85%, 11월 30일에 90%의 인구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집단 면역이 이뤄지려면 전체 인구의 70~90%가 1, 2차 접종을 마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단 면역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별 편차도 크다. 주 인구 중 1회 이상 백신 접종자 비율은 버몬트, 매사추세츠, 하와이, 뉴햄프셔 등 4개 주가 60%대에 달하는 반면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와이오밍, 조지아 등 11개 주는 30%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CDC의 느슨한 마스크 정책에 대해서도 “너무 성급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늘어나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정말로 백신을 맞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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