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큰손' 기관들, 소비재 사들이고 신흥국 주식 팔았다

입력 2021-05-18 15:18   수정 2021-05-18 15:50


미국 유명 기관투자자들이 1분기 소비재 종목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도하는 등 아시아 증시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보유지분 공시(form 13F)를 통해 1분기 어떤 종목을 사고 팔았는지 공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정상 1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기관은 모두 분기말 이후 45일 이내에 보유한 종목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눈에 띄는 것은 기관들이 앞다퉈 소비재 종목을 사들였다는 점이다. 레이달리오가 이끄는 브릿지워터는 지난 1분기 프록터앤드갬블(52만 3180주), 코카콜라(113만 6820주)를 추가로 담았다. 유명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도 에스티로더를 추가로 76만5000주 사들였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기업들 입장에선 물가가 오르면 원재료값이 뛰어 부정적이지만, 가격 결정력을 가진 회사는 더 높은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해 오히려 수혜를 본다. 실제 프록터앤드갬블은 올 가을부터 생리대, 면도기, 세제 등 자사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기 반등에 베팅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브릿지워터는 1분기 월마트(51만2347주)를 추가로 담았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 역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크로거 주식(1752만6279주)을 추가 매수했다. 유통기업은 경기 반등에 개인 소비가 증가하면 수혜를 보는 대표적 기업들이다.

주택 관련 종목을 매수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브릿지워터는 주택 수리 용품 체인점 로우스(Lowe's) 주식 29만 1137주를 신규 매수했다. 벅셔해서웨이는 가구 업체 RH의 주식을 2만 3900주 추가 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코로나19 수혜주로 이름을 알렸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사람들이 집을 꾸미는 데에 쓰는 돈을 늘린 덕이다.

반면 다수의 기관들이 신흥국 주식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는 지난해 4분기 사들였던 아이셰어즈 MSCI EM ETF(EEM)를 전량(251만2200주) 매도했다. 동시에 해당 ETF의 콜옵션도 모두(200만주) 처분했다. 브릿지워터 역시 갖고있던 EEM ETF를 90% 가까이(340만5919주) 내던졌다. EEM ETF는 △홍콩(32.05%) △대만(13.80%) △한국(13.30%) △인도(9.64%) △중국(5.93%)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신흥국 주식을 주로 담는 상품이다.

알리바바를 덜어낸 기관도 많았다. 서드포인트는 갖고 있던 알리바바 주식을 전량(140만주) 매도했고,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알리바바 주식 350만3133주를 처분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0월 창업자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의 후진성을 비판한 뒤로 과징금을 부과당하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

한편 이번 지분 공시에서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에셋 매니지먼트가 테슬라의 풋옵션을 5억3400만달러 어치(8만100주)를 사들인 것으로 밝혀지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마이클 버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큰 돈을 벌었던 인물이다. 마이클버리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사들여 주가 상방에 베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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