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와이너리, 속속 증시 입성하는 까닭은

입력 2021-05-19 17:25   수정 2021-05-20 02:44


그동안 와인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를 꺼렸다. 최소 1~3년의 숙성이 요구되는 산업 특성 때문에 매년 수익을 평가받아야 하는 주식시장과 어울리지 않는 산업이라는 게 상식이었다. 최근 이런 상식에서 벗어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와이너리가 매물로 나오고, 온라인 판매 채널 구축이 필요해지면서 자본 조달에 나서는 와이너리가 나타나고 있다. ‘오바마 와인’으로 알려진 덕혼이 대표적 사례다.
○에스테이트, 나스닥 상장 추진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덕혼포트폴리오(티커명 NAPA)는 1.8% 오른 18.6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3월 1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공모가 15달러로 상장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현재 25% 정도 된다. 시가총액은 18일 종가 기준 21억4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다. 국내 주류기업으로는 하이트진로(2조5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덕혼의 상장은 와인산업은 물론 자본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다. 품질과 브랜드 평판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와이너리가 상장을 택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덕혼은 로널드 레이건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즐겨 마시던 와인으로 100달러 전후의 중고가 와인을 만든다.

덕혼에 이어 5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한 빈티지 와인 에스테이트는 최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생산량 기준 호주 최대 와인기업인 어콜레이드와인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홍콩 상장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가 촉발한 산업재편
와이너리들이 상장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와인산업에 두 가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우선 거리두기 문화가 확산하면서 와이너리에서 직접 와인을 주문하는 고객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와의 직접판매 채널을 구축할 필요성이 생겼다. 다른 하나는 소규모 와이너리들이 코로나19로 대거 파산하면서 좋은 매물들이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빈티지 와인 에스테이트는 공모 자금으로 다른 브랜드를 인수하고 고객과의 1 대 1 판매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덕혼도 메를로 품종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다른 품종의 신규 라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도 긍정적이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와인시장은 2019년 3642억달러에서 2027년 4449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독주를 꺼리는 2030세대와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공급은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
○와인전문 VS 종합주류
개인투자자가 와인산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덕혼 같은 와인 전문기업의 주식을 사거나 와이너리들을 보유한 종합주류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루이비통, 디올 등을 보유한 ‘명품종합백화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와인 포트폴리오도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다. 모엣샹동, 돔페리뇽, 크룩, 뵈브클리코 등 세계 최고의 샴페인 브랜드와 샤토디켐, 샤토슈발블랑 등 프랑스 1등급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다. 위스키와 코냑을 포함한 주류 브랜드가 23개에 달한다. 주류 부문 매출은 작년 기준 6조5543억원이다.

LVMH는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를 통해서도 투자가 가능하다. 주가는 코로나19로 보복소비가 늘어나면서 최근 1년간 79% 상승했다. 연초 이후에는 21% 올랐다.

미국 상장사로는 컨스텔레이션브랜즈에 투자할 만하다. 와인으로 시작한 종합 주류회사로 로버트몬다비, 더프리즈너, 메이오미 등의 와이너리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대표 와인으로 평가받는 오퍼스원 역시 컨스텔레이션브랜즈 소유다. 국내에서 친숙한 맥주브랜드 ‘코로나’도 갖고 있다. 컨스텔레이션브랜즈 주가도 상승세다. 1년 전 168달러였던 주가가 235달러대까지 올랐다. 와인 전문기업으로는 나스닥에 상장된 윌래메트밸리바인야드, 덕혼 등이 대표주자로 꼽힌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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