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섬으로 떠난다…'우도·마라도·가파도·추자도' 힐링

입력 2021-05-20 15:42   수정 2021-05-20 15:44

제주도는 섬이 크면서도 다양하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빼어난 해안 풍경, 화산섬 특유의 지질과 식생이 다채로운 중산간 지대 등 짧은 기간에는 다 둘러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녔다. 그래도 제주도 여행이 식상하다고 여겨지면 부속 섬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경관이 빼어난 우도, 벽화 여행지 추자도, 청보리 섬 가파도,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비짓제주(visitjeju) 홈페이지에는 제주 섬속의 섬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담겨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필수 핫플-우도
제주도 동쪽 끝 바다에 소가 누운 것 같은 모양의 우도는 성산포항에서 북동쪽으로 3.5㎞ 떨어져 있다. 조선 중기 문필가 김정은 ‘천년 비궁의 모습 깊은 바다에 잠겼다’며 우도의 아름다움을 찬탄했다. 우도의 바다는 색깔이 아름답기로 정평이 났다. 산호해변(서빈백사해변)은 맑고 하얀 모래로, 검멀레해변은 검은 모래로 독특하다. 돌칸이해변에는 아이 얼굴만 한 먹돌이 지천으로 깔렸다.

우도 전체를 둘러 보는 데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우도 곳곳에는 전기자동차를 탄 청춘들이 거리를 누빈다. 최근 몇 년 사이 감각적인 카페와 맛집, 소품점들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밀레니얼 세대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로 거듭났다.

우도의 백미는 역시 우도봉이다. 정상이라야 해발 132m에 불과하지만 거기까지 펼쳐진 빛깔 고운 잔디와 우도봉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섬에서 가장 높은 우도봉에 올라서면 CF를 통해 눈에 익은 아름다운 목장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 건너 해안가에 우뚝 솟은 성산 일출봉이 아스라하게 보이고 바다에는 유람선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지나간다. 우도봉을 내려와 동쪽으로 돌아 내려가다 보면 우도봉 끝자락의 깎아지른 절벽 아래에서 검멀레해수욕장을 만난다. 돌계단을 따라 모래사장으로 내려가면 우도팔경 중 하나인 동안경굴로 들어갈 수 있다. 동안경굴은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의 동굴이다.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면 하얀 등대의 세화항과 옥빛 바다의 해수욕장 풍경, 우도 위로 솟는 일출의 장관과 바람개비 같은 풍력발전소에서의 일몰을 볼 수 있다.

골목여행 일번지…역사가 느껴지는 추자도
제주도에서 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추자도는 42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상추자도와 하추차도를 비롯한 유인도가 4개, 나머지는 모두 무인도다.

추자도 여행의 백미는 골목여행이다. 대서리 벽화골목은 푸른 바다로 채워진 동화 같은 공간이다. 춤을 추듯 일렁이는 파도를 따라 추자10경을 담은 벽화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골목 곳곳에 물이 귀하던 시절 쓰인 100년 넘은 우물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대서리 후포해변에는 낡은 건물을 카페처럼 꾸민 후포갤러리가 있다.

추자대교를 건너 묵리로 향하는 고갯길에는 아름다운 바다와 작은 섬을 배경처럼 두른 포토존이 있다. 시야가 맑은 날에는 바다 너머 수평선 위로 한라산이 보이는 명당이다. 신양2리에는 제주도와 추자도를 오가는 카페리가 닿는 신양항이 있다. 추자도에 차를 가져가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 광장에서 눈길을 끄는 ‘ㅊ자형’ 조형물은 하석홍 작가의 ‘춤추자’다. 추자도, 최고, 최영 장군, 참굴비 등 섬이 품은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 사람이 팔 벌리고 서 있는 큰 대(大)자로 보이기도 한다.

신양1리와 예초리는 신유박해와 관련한 숨은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다. 정약용의 조카사위이자 신유박해 때 능지처사(陵遲處死) 당한 황사영의 아내 정난주가 두 살배기 아들 황경한과 제주도로 유배 가는 도중, 죄인으로 살아갈 아들이 염려돼 추자도에 몰래 두고 떠났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제주연안여객터미널 부근에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사라봉 중턱의 산지등대는 1916년에 처음 불을 밝혔다. 새하얀 등탑 2기가 나란한데, 옛 등탑이 노후화되면서 1999년에 새 등탑을 세웠다.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강태공들의 로망
제주의 여러 명소를 찾으면서도 막상 가보기 어려운 곳이 마라도다.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마라도는 모슬포항에서 11㎞ 떨어져 있는데 섬 둘레 해안 길이는 4.2㎞다. 남쪽 해안에 ‘대한민국 최남단비’가 세워져 있다. 해식동굴이 잘 발달된 해안은 기암절벽과 함께 남서쪽 제주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라도 등대가 볼 만하다. 바다 건너로 바라다 보이는 형제섬과 산방산, 한라산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 된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일주하는 것도 색다른 추억을 남기는 방법이다. 마라도는 강태공들에게는 환상의 장소다. 씨알도 굵고 힘좋은 물고기를 쉽게 낚을 수 있다.

청보리 활짝 핀 가파도의 색다른 매력
가파도는 원래 청보리가 활짝 피는 4~5월 초가 매력적이지만 신록이 물오르는 6월에는 한적하게 여행할 수 있어 좋다. 청보릿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천천히 걷다 보면 돌담길이 나온다. 청보리 가득한 푸른 들판에는 밭에서 주운 투박한 돌들을 쌓아 올린 밭담이 경계를 이루며 구불구불 이어진다. 한두 시간이면 섬 전체를 걸을 수 있다. 신석기시대 고인돌이 135기나 있어 이를 살피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제주=글·사진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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