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 전부 부실, 부실, 부실…軍, 또 전군 지휘관 회의 소집

입력 2021-05-20 17:00   수정 2021-05-20 17:10

국방부가 13일 만에 다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었다. 거듭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전국 각 부대에서 부실 급식에 대한 폭로가 이어진데 따른 대응이다. 부실 급식에 이어 이미 납품된 수십만 개의 피복류까지 미달 제품인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0일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 등을 포함한 전군 주요 지휘관들을 화상으로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예방차 격리된 병사들의 생활 여건 보장 마련에 대한 중간 점검 등이 논의됐다.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는 지난달 하순부터 SNS를 통해 부실 급식 폭로가 터져나오기 시작한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국방부는 이날 “앞으로도 종합 대책에 대한 내실 있고 구체적인 이행 상태를 점검하는 회의를 정례화함으로써 격리 장병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은 지난달 28일 부실 급식 논란과 관련한 첫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격리 병사에게 선호 메뉴 10~20g 증량 배식’, ‘각 부대에 저울 비치 여부 확인’ 등의 방안을 내놓아 여론의 빈축을 샀다. 군은 지난 7일 다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격리장병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육류 등 선호 메뉴를 10% 증량 배식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해 군부대 매점(PX·BX)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종합 대책이 나온 이후에도 부실 급식 폭로는 끊이지 않았다. 일부 부대에서는 정상 배식이 이뤄지는 것처럼 허위 보고를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19일에는 페이스북의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육군 11사단 예하 부대 병사가 “밥과 국, 삼치조림 한 조각, 방울토마토 7개를 점심 배식으로 받았다”며 “1식 3찬은 지켰지만 살면서 못 먹어서 서러워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글과 함께 자신이 받은 급식 사진을 올려 논란은 더욱 커졌다.



회의 당일에도 폭로는 이어졌다.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예하부대에 근무하는 한 병사는 “시리얼 정량 배식은 40g이지만 세어 보니 20알이었다”며 “격리자들이 항의하자 군 간부는 ‘그냥 먹으라’ 하고 식사 사진 찍을 때 일부러 많이 보이게 모양을 잡고 ‘사진의 기술!’이라고 외치고 촬영했다”고 폭로했다.

병사들에게 지급된 수십만 개의 피복이 불량품인 점도 밝혀졌다. 지난 19일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군에 납품된 피복류 6개 품목·18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베레모와 육군 춘추운동복 및 여름운동복 등 3개 품목을 납품한 8개 업체가 기준 규격 미달 제품을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체가 지난 5년간 군에 납품한 규모는 춘추운동복 19만5000여벌, 여름운동복 30만8000여벌, 육군 베레모 30만6000여벌 등 총 81만여벌에 달한다. 액수로는 182억원 규모다.

국방부는 관계기관들과 합동으로 이들 업체에 대한 무작위 정기 및 불시 조사를 강화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도 계속해서 방사청, 기품원, 조사본부 등 관계기관들과 합동으로 피복류 납품 업체에 대한 무작위 정기 및 불시 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이들 업체 중 한 곳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이은 부실 급식 폭로에 이어 피복까지 부실했다는 점이 확인되며 ‘병사 부실 처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 4·7 재·보궐 선거 이후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에 논란 여당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청년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만큼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군 급식체계에 대한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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