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맞았고 날씨도 더워"…마스크 벗어던진 뉴욕 [현장 리포트]

입력 2021-05-20 08:23   수정 2021-05-20 08:32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 중 한 곳인 록펠러 센터 인근. 점심 무렵 한 일식집에 들어서자 예약 여부를 확인했다. 가게 매니저는 “이번주엔 모든 예약이 다 찼기 때문에 일반 손님은 받기 어렵다”고 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텅텅 비었던 곳이다.

뉴욕 시내 거리는 작년 3월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길거리엔 행인이 넘쳐났다.

눈에 띄는 건 마스크 착용률이었다. 지난주까지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웠으나, 이날은 행인의 30~40%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턱에만 걸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인근 금융회사에서 일한다는 제이미 씨는 “정부 지침이 완화되기도 했지만 날씨가 더운 게 더 큰 이유”라며 웃었다. 이날 기온은 한낮 기준으로 섭씨 30도 선까지 올라갔다.

뉴욕주는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규정을 전면 완화했다.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대상이다. 뉴욕주의 백신 접종률이 50%를 돌파한 데 따른 조치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새 지침을 내놓으며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실내외 마스크 착용 규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단 비행기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써야 하는 조건이다.

작년에 건너 뛰었던 대규모 문화·스포츠 행사도 올해 다시 야외에서 열린다. 세계 최대 마라톤 대회인 뉴욕마라톤은 오는 11월 7일 참가 인원 3만3000명 규모로 개최된다.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도 다음달에 대면 행사로 진행된다.

맨해튼 거리에 설치된 이동식 ‘코로나 시험소’도 시민 호응을 받은 시설물이다. 행인들이 코로나 감염 여부를 무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 직원은 “검사를 받으면 최장 24시간 내 결과를 전화로 통보해 준다”며 “일주일쯤 뒤부터는 항체 형성 여부를 빠른 시간 내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작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대규모 백신 보급에 따른 영향이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신규 감염자는 하루 평균 3만1200명 꼴이었다. 하루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올해 1월 2일(30만310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 불과하다.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614명으로, 석 달 전의 평균치 1988명 대비 3분의 1로 감소했다. 미국에선 현재 18세 이상 성인의 60.2%인 1억5535만여 명이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상태다.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우리는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선언했다.

다만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백신 접종을 했더라도 1년 이내 추가로 주사를 맞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항체 효과가 영속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미 보건 당국자가 백신의 부스터샷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우치 소장은 최근 12세 이상 청소년을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으로 승인한 데 이어 올해 말께부터는 4~6세 어린이도 접종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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