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기업 갈등까지 해결하는 국제 중재기관으로 발돋움할 것"

입력 2021-05-23 17:49   수정 2021-05-24 00:26

“미·중 기업 간, 혹은 아시아 기업 간에 갈등이 생기면 한국의 대한상사중재원을 먼저 찾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신희택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KCAB인터내셔널) 의장(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이 주로 찾는 내셔널(national) 중재기관에서, 전 세계 기업이 몰리는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중재기관으로 성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의장은 ‘한국 중재’의 위상을 높였다는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6일 KCAB인터내셔널 의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신 의장은 2018년부터 KCAB인터내셔널 초대 의장직을 수행해왔다. 새로운 임기는 2024년까지다.

KCAB인터내셔널은 지난 3년간 비약적인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법조계에서 받는다. 신 의장은 취임 초기부터 국제 분쟁 서비스 품질과 신뢰를 올리기 위해 애썼다. 그중에서도 공정성을 제1의 가치로 내세웠다.

신 의장은 “중재는 사실상 기업 간 민사소송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며 “공정하지 않은 중재기관은 글로벌 기업에서 선택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KCAB인터내셔널이 공정하다는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 KCAB인터내셔널이 맡은 중재 액수는 직전해 대비 43.1% 늘었다. 질적 성장이 양적 성장도 함께 이끈 것이다. 그런데도 신 의장은 “더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국제중재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많은 아시아 국가가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 의장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도 싱가포르 정부가 20년 이상 집중 투자한 결과”라며 “인력과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적 수준의 중재기관이 국내에 있는 것은 한국 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 중재 과정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의장은 “한국 기업이 영국런던국제중재법원(LCIA)이나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상업회의소(ICC)를 이용하면 계약 내용과 주장을 번역하고, 해당 국가의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거나 중재가 이뤄지는 동안 해외에 체류하는 비용까지 최소 수억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약 시 중재기관, 중재지, 준거법 중 하나라도 우리나라로 가지고 오면 이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의장은 최고의 국제 분야 법정 변호인 사무실로 꼽히는 트웬티 에식스(20 Essex)에 지난 4일 합류하기도 했다. 트웬티 에식스에 소속된 국제 중재인은 신 의장을 포함해 19명이다.

특히 신 의장은 백인이 아닌 국제중재 변호사로는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신 의장은 “대표자의 신뢰가 곧 국제중재센터의 신뢰로 이어진다”며 “KCAB인터내셔널에 대한 글로벌 신인도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신 의장의 목표는 KCAB인터내셔널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나 일본 기업의 분쟁, 더 나아가 미국과 중국 기업 간 갈등까지 우리나라로 끌어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외국과 거래하는 한국인들이 KCAB인터내셔널을 중재기관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에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 의장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기업의 갈등을 해결하는 중재기관이 될 수 있도록 길을 닦겠다”며 “코로나19가 종료되는 대로 중재 건수와 금액 등을 늘리는 등 양적 성장에도 본격적으로 신경 쓰겠다”고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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