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 대표 일으켜 세운 바이든 "생큐, 생큐, 생큐"

입력 2021-05-23 17:20   수정 2021-05-24 01:03


“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것입니다. 자리에 계시면 잠시 일어나 주시겠습니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후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한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찾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 한국 기업 CEO 여섯 명이 박수를 받으며 일어나자 바이든 대통령은 “감사하다(Thank you)”는 말을 세 차례 연발했다. 한국 기업 CEO들이 한·미 정상회담의 ‘주인공’으로 부각된 순간이었다.

한국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사실상 ‘경제 동맹’을 맺은 것은 국내 기업들의 앞선 기술력을 등에 업은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기업이나 연구기관과 상호 호혜적인 협력으로 세계 시장 공략과 대(對)중국 견제에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린치핀’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 앞선 분야에서 중점 협력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5·6세대(5·6G) 이동통신 등 첨단 산업 분야가 주요 협력 분야로 제시됐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한국 주요 대기업이 세계적으로 앞선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를 달리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2위 업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에서, SK텔레콤은 5·6G 이동통신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양국은 자동차·첨단 반도체와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으로 투자하고, 관련 핵심 제품의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소재·부품·장비 전 공급망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5·6G 이동통신과 관련해서는 첨단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은 25억달러, 한국은 10억달러를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첨단 제조 및 공급망에서 양국의 협력을 이행하고 점검하기 위해 청와대와 백악관 간 ‘한·미 공급망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공급망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회담은 세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제조업의 강점을 가진 한국이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첨단 분야, 청정 분야, 그린 분야로 산업 재편을 추진 중인 미국 내에서 한국 기업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제계 “경제 동맹, 매우 값진 성과”
한·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맺은 경제 동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최 회장 등을 향해 “같이 아주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며 “이런 투자는 수천 개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나 반도체의 공급망이 강화될 것이어서 미래 투자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SK이노베이션 조지아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 더 많은 첨단 산업에서 (한·미는) 협력을 확대해 세계를 앞서가게 될 것”이라며 “양국 기업과 국민 모두가 주인공이 돼 모두를 위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3일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한 논평을 통해 “양국 간 반도체 투자와 첨단기술 협력, 공급망 협력 강화 약속은 매우 값진 성과”라며 “한·미 동맹이 안보를 넘어 경제 동맹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크게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한·미 양국이 협력적 파트너로서 안보, 기후, 경제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데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임도원/도병욱 기자/워싱턴=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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