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 토지·건물만 4000억원에 글로벌 2위 '타이틀'에도 신용도 불안한 한온시스템

입력 2021-05-25 05:00   수정 2021-05-25 06:37

한온시스템이 우량 신용등급인 'AA급'에 어울리지 않는 재무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총차입금이 3조원을 웃도는 데다 부채비율은 20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배당금 지급 등 주주 환원을 위한 자금부담으로 차입금 감축을 비롯한 재무부담 완화가 당장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한온시스템의 총차입금은 3조3209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42.6%에 달한다. 전년 말 총차입금(3조4297억원)과 부채비율(248.6%)에 비해선 개선됐지만 현재 신용등급(AA)에 비춰봤을 때 재무부담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한온시스템은 생산능력 확충과 마그나의 유압·제어 부문 인수(2019년 1조4000억원) 등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면서 순차입금이 증가했다. 2015년 말만 해도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500억원이었다.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2조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의존도가 25%를 넘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금융비용에 설비투자(CAPEX)를 합한 금액으로 나눴을 때 배율이 1.5배 이하로 유지되면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올 3월 말 기준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의존도는 27.9%다. 2019년 28.7%, 2020년 26.8%로 줄곧 25%를 넘어서고 있다. EBITDA를 금융비용과 CAPEX로 합한 금액으로 나눈 배율도 2019년 1.2배, 2020년 1.1배, 올 1분기 1.2배로 1.5배를 계속 밑돌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나이스신용평가뿐만 아니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모두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으로 부정적 '꼬리표'를 달아 놓고 있다.

최재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우수한 잉여현금 창출능력을 갖췄지만 가시적인 차입금 감축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2017년까진 우수한 재무안정성 지표를 보였는데 사업 기반 확대를 위한 선투자가 이어지면서 차입금 부담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용 공조 시스템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부품 업체다. 국내 대전, 평택, 울산, 아산을 비롯해 해외 중국, 미국, 유럽 등에 현지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2015년 한앤코오토홀딩스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각각 50.5%, 1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공조 부품 부문에서 글로벌 2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과점적 경쟁 구조인 국내 시장에선 5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 관련 공조·열관리 기술력을 높이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 등 다수의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오랜 거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친환경차용 공조·열관리 부문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대하면서 수주 잔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수 완성차 업체로부터 연간 10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올해부터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한온시스템의 친환경차 부품 실적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재무적 융통성도 좋은 편이다. 한온시스템은 토지·건물 약 4000억원, 기계장치 1조원, 매출채권 1조1000억원, 금융자산 1조5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전망과 앞으로 설비투자 자금소요 변화, 주주환원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찰해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이 기사는 05월24일(10: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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