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한국인 노벨문학상, 가능한가

입력 2021-05-25 18:34   수정 2021-07-05 19:41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 출신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인류 문명 발달과 복지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세계적인 상이다.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이 있고 1901년부터 시행됐다. 1969년부터 경제학상이 추가됐다. 상금은 10억원 이상씩이다. 공신력 있는 세계적 연관단체의 추천을 받아 스웨덴 한림원 등이 심사한다. 우리나라에선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바 있지만 다른 분야에선 120년간 실적이 전혀 없다.

노벨 문학상도 마찬가지다. 말만 무성하고 실질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의 소리들이 솟아나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란 소리만 났다. 건전한 비평보다도 불평, 불만, 자조적인 소리가 컸다. 번역의 부재라고 일갈해버리기도 했다. 각계각층의 조언을 들으면서 노벨 문학상 추천권을 행사하는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으로서 ‘한국의 노벨 문학상, 가능한가’에 대한 답을 구해본다.

PEN한국본부가 노벨 문학상 추천을 안 한 것은 아니다. 공개하지 않는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 원칙을 준수했을 뿐이다. 그래도 어느 한편에선 너무 형식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의견에 귀를 기울여 생각을 다듬어 보기도 한다.

우리는 번역원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국제교류진흥원, 한국펜아카데미, 노벨문학상추천심의위원회 등 부설기구를 확대했다. 번역, 국제교류, 교육과 홍보활동을 겸해서 추진하며 노벨문학상추천심의위에서 추천자 심의를 한다는 취지다.

첫째, 유수한 문학단체 및 유관기관(PEN 포함)에서 작품 추천을 받는다. 둘째, 전문 문인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복수로 추천 작품을 결정한다. 셋째, 추천 작품을 5개 안팎 언어로 번역한다. 작가의 동의를 얻고 이런 과정을 거쳐 스웨덴 한림원에 공식 추천하겠다는 것이다.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재원이 큰 문제이고 작품 발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 지원을 기대하며 방법을 모색하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의지가 확충될 것이라고 믿어본다. 뜻대로 풀린다고 해도 단기적 기대는 어려울 것이다. 1968년 《설국》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작품 번역시장에서 25년 정도 홍보를 했고 1994년 《개인적 체험》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는 30년 정도 번역작품 홍보를 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국가는 41개국이며 22개국이 1명씩이고 19개국이 2명 이상이다. 미국 14명, 프랑스 13명, 영국 12명, 독일 8명, 스웨덴 6명, 이탈리아 6명, 스페인 5명 등 5명 이상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국가도 7개국이나 된다.

물론 노벨 문학상이 문학의 척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국가·정치적 힘의 척도니, 로비활동의 산물이니 못난 약자의 궤변 같은 소리를 질러 위안을 삼을 일은 더욱 아니다. 늦었다는 시점의 인식, 그것이 빠른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가능성을 추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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