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균형잡힌 수익구조…대표 증권사 '자리매김'

입력 2021-05-26 16:47   수정 2021-05-26 16:49


한국 금융투자업계는 예상치 못한 호황을 맞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코로나19 팬데믹은 ‘저축에서 투자로의 대전환’을 가속화했다. 전례 없는 유동성 잔치가 한창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한 공모주 청약에 80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리기도 했다. 하루하루 증권 계좌를 새로 트는 고객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기업이나 투자자의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리테일 브로커리지와 기업금융(IB) 자산관리(AM) 등 전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둔 모든 공력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적표는 금융투자업계에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비교할 수 없었던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중 으뜸은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에만 순이익 3506억원을 거뒀다.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은 물론이고 금융투자업계 1위다. 2000억원대에 그친 경쟁 대형 증권사들을 모두 제쳤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유동성 장세에서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장사를 잘했다는 얘기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그 비결을 전 부문의 경쟁력, 그리고 시너지 효과에서 찾는다. 한국투자증권의 순영업수익(영업이익+판관비)은 6950억원이다. 이 가운데 브로커리지 부문(대출이자 포함)이 1990억원, IB 부문 1860억원, AM 부문 895억원, 운용부문 2205억원으로 균형이 잡혀 있다. 수익모델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부서 간, 계열사 간 시너지를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는 정 사장의 경영 방침이 부문별 고른 성과로 나타났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이같이 실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한국투자증권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도 재평가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4월 처음으로 10만원대를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비대면(언택트)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8월 해외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모바일 앱 ‘미니스탁(ministock)’을 출시했다. 또 다른 혁신금융서비스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e커머스 인기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중개 부문 시장점유율은 2019년 7.96%에서 작년 9.63%로 높아졌다. 무엇보다 2030세대 젊은 고객이 크게 늘었다. 이처럼 고객 중심 디지털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디지털 금융라이프를 선도한다는 게 정 사장의 계획이다. 정 사장은 “일부 부서를 넘어 전사적 차원에서 디지털 혁신을 일상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IPO 주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합병(M&A) 자문 등 IB 부문에선 시장에 탄탄한 실력을 재차 증명했다. 정 사장의 전문 분야인 상장 주관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빅3 IPO’를 모두 주관했다. 빅딜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 포진한 중소형 규모의 알짜배기 IPO도 꾸준히 챙기면서 지난해 IPO 부문에서 170억원 규모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업계 1위 실적이다.

올해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IET 주관사에 이름을 올렸다. 유상증자와 같은 대형 ECM(주식발행시장) 딜 주관과 PF 부문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회사채 등 DCM(채권발행시장) 부문의 수익은 36.4% 증가했다.

자산관리 부문의 차별화에도 나섰다. 작년 9월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GWM 전략담당’ 조직을 신설해 선보인 초고액자산가 특화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카카오뱅크 상장이 예정되면서 ‘대박’ 기대도 높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을 26.97% 보유하고 있다.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도 카카오뱅크 지분을 4.65% 갖고 있다. 두 회사의 지분을 합치면 최대주주인 카카오(31.62%)와 거의 비슷한 규모다. 장외시장 가치로 10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정 사장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고 안정적인 브로커리지 사업과 고수익의 자산운용 사업을 가미해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선도하겠다”며 “안정적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해외시장과 디지털 금융을 신규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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