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승환 "백 투 더 베이직, 목소리 하나로 설명되는 가수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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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26 18:15   수정 2021-05-26 18:27

[인터뷰+] 정승환 "백 투 더 베이직, 목소리 하나로 설명되는 가수이길"


(인터뷰②에 이어) 가수 정승환이 가장 잘하는 걸 들고 돌아왔다. 포부를 밝히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백 투 더 베이직'. 2년 만에 내는 앨범, 정승환은 정통 발라드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밝혔다.

26일 오후 6시 정승환의 새 EP '다섯 마디'가 베일을 벗었다. 신보는 '정승환 표 오리지널 발라드 앨범'으로 소개됐다.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 시간'을 비롯해 '봄을 지나며', '그런 사람', '그대가 있다면', '러브레터'까지 전곡이 발라드 트랙이다.

지난해 말부터 구상하기 시작해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돌입해 탄생한 '다섯 마디'. 정승환은 "발라드로만 구성이 돼 있는 앨범"이라며 앨범명 '다섯 마디'에 대해 "음악이라는 게 하지 못했던 말 한마디로 시작해서 확장된 세계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다섯 트랙이라서가 아니라 한 마디가 쌓여서 다섯 마디가 됐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담긴 발라드라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앨범이지 않을까 싶다"고 소개했다.

그는 "곡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있다"며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하지 못한 한 마디들이 증폭이 된 게 이번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형식에 갇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 자리에 놓일 수 있는 곡들이라고 본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니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 시간'은 어느 순간 깨닫게 된 오래된 친구를 향한 특별한 마음을 담은 풋풋한 고백송이다. 작사에는 정승환과 함께 유희열, 김이나가 참여했고, 작곡은 서동환이 힘을 실었다.

정승환은 "사실 가장 고생을 많이 한 트랙이 타이틀곡이었다"면서 "가장 나중에 만들어졌는데 가장 힘 있는 트랙을 타이틀로 골라보자고 해서 '친구, 그 오랜 시간'이 선정됐다"고 전했다.

작사에 참여했지만 정승환 본인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친구를 '짝사랑'하면서 오랫동안 고백하지 못하고 끙끙 앓기만 한 화자의 스타일이 자신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힌 정승환은 "나는 꼭 사랑의 감정이 아니더라도 할 말은 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몰입하기가 힘들었다"면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언급했다. 그는 "류준열 씨가 연기했던 역할을 많이 참고했다. 후반부에 혜리 씨한테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정말 수도 없이 돌려보면서 이 노래에 몰입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내내 정승환이 거듭 강조한 것은 '오리지널', '정통'이라는 단어였다. 지난해 '언제 어디에서라도', '어김없이 이 거리에'를 통해 계절감을 담은 부드러운 감성의 곡들로 다양한 시도를 했던 정승환이 다시금 정통 발라드를 강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였다면', '이 바보야'처럼 기존의 '정승환' 하면 떠오르는 곡들이 몇 개 있다"고 말문을 연 그는 "이런 것들로 날 인식하고 있던 분들에게는 작년 한 해 동안 발표한 곡들이 생소할 수 있는 음악들이었다"고 차분히 말했다. 좋은 노래였기 때문에 발표한 것들이었지만, 낯설어하는 리스너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정승환은 "앨범 구상을 하면서 스스로 내 색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는데 그게 정통 발라드인 것 같더라. 그래서 이걸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첫 앨범이었던 '목소리'였다고. 정승환은 "초심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초심을 되짚어보는 앨범"이라고 '다섯 마디'를 정의했다. 그는 "'목소리'도 전곡이 발라드였는데 버전 2를 내보자는 마음이었다"며 "이번 앨범을 구상하면 제일 먼저 떠올린 키워드가 '백 투 더 베이직'이었다. 가장 잘하는 걸 해보자는 포부가 담겼다. 데뷔 앨범보다는 업그레이드된 앨범을 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업그레이드'라는 말에 걸맞게 이번 앨범은 정승환이 처음으로 프로듀싱에 참여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유희열, 김이나, 권순관, 아이유, 곽진언, 헨(HEN), 서동환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정승환이 두 곡에 작사·작곡으로 이름을 올렸고, 프로듀싱까지 도전한 것.

정승환은 "유희열 선생님이 회사 대표이자 총괄 프로듀서이지 않느냐. 원래 전부 통솔하는 게 있었다면, 이제 나도 연차가 쌓이면서 조금씩 맡겨주더라. '너가 좋으면 그게 맞는 거다'고 말해준다. 그게 필요하면서도 또 불안하더라. 누군가 판단하고 결재해 주면 속이라도 편할 텐데 말이다. 두발자전거를 연습하던 아이가 뒤를 돌아보니 부모님이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샘 김, 이진아, 권진아, 박새별 등 안테나 동료 가수들은 모두 보컬은 물론 프로듀싱에도 능한 싱어송라이터들이다. 이에 따른 조급함은 없을까.

"포지션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문을 연 정승환은 "나는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 보컬리스트의 포지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건 내가 갖고 있는 임무를 다 한 이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은 워낙 작사, 작곡에 뛰어난 사람들이라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난 맡고 있는 역할 안에서 꾸준히 스텝을 넓혀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혹여라도 내가 이런 거(압박)에 갇혀있지 않았으면 한다. 비중을 늘려가려 하고 있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첫 앨범의 이름을 '목소리'로 했던 이유가 다른 어떤 미사여구보다도 목소리로 설명이 되는 가수이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거든요. 그걸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정승환이라는 가수를 떠올릴 때 목소리 하나로 설명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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