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4455억 유상증자 '청신호'

입력 2021-05-26 17:22   수정 2021-05-27 02:49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445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 미국 팝스타 소속사인 이타카홀딩스 인수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증자다. ‘BTS 의존도가 높다’는 꼬리표를 떼는 ‘빅딜’이란 기대에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흥행 속에 자금 조달에 성공할 전망이다.

하이브는 유상증자를 위해 다음달 1~2일 주주들을 상대로 청약을 받는다. 그동안의 주가 흐름을 반영해 27일 신주 발행가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로 발행할 주식은 222만7848주로 현재 발행 주식(3562만3760주)의 6.2% 수준이다. 이 회사는 이번 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이타카홀딩스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인수자금은 10억5000만달러(약 1조1700억원)다.

증자 발표 이후에도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어려움 없이 빅딜 자금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하이브 주가는 25만9000원으로 신주 발행 계획을 내놓은 4월 2일(24만3000원) 이후 6.6% 올랐다. 신주 발행 예정가격(20만원)보다는 29.5% 높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는 신주 상장일(6월 22일)까지 주가가 크게 추락하지만 않으면 쏠쏠한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대형 인수합병(M&A) 이후 더 높게 도약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하이브는 이타카홀딩스 인수를 통해 단숨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해 국제음반산업협회 집계 기준 글로벌 레코드 뮤직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드는 가수만 세 팀(1위 BTS, 8위 그란데, 10위 비버)을 거느린다. 그동안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과 ‘지코’ 소속사 KOZ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인수를 통해 수익원 다변화를 추진해오던 하이브는 이번 빅딜로 BTS에 크게 기댔던 사업구조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하이브의 온라인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의 경쟁력까지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하이브는 올 들어 지분 교환을 통해 네이버를 위버스 운영회사인 비앤엑스의 2대주주로 영입하고 유니버설스튜디오, YG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YG플러스 등과도 제휴하며 위버스를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제는 해외 유명 가수들도 위버스에 합류해 더 위력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란 평가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타카홀딩스의 유명 가수들이 위버스에 합류한 뒤 오프라인 콘서트까지 성사된다면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27억원이다.

방시혁 대표가 적극적인 청약 의지를 보인 것도 유상증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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