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내집마련, 실수요자의 선택은?

입력 2021-05-26 15:54   수정 2021-05-26 15:56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끝이 없을까.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예비 매수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패닉바잉’(공황구매)이 휘몰아쳤던 부동산 시장이 올 들어 ‘거래 절벽’을 맞닥뜨렸다. 드물게 거래가 이뤄지는 동시에 신고가 출현이 지속되고 있다.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청약 시장은 최근 역대 최대 경쟁률을 경신하는 등 갈수록 당첨 문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아파트 대신 빌라나 주거용 오피스텔 등 매수를 고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올 들어 거래 줄어드는 서울 아파트 시장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285건이었다. 지난 3월(3765건)보다 1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7526건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5778건 △2월 3867건 △3월 3765건 △4월 3285건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이 다가오면서 시장이 거래 소강기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절세를 위한 ‘급매’ 수준의 다주택자 매물이 어느 정도 정리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시장에 남은 물건은 처분이 급하지 않은 매물들이다. 호가가 기존 신고가보다 수천만원 높아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매수자들도 너무 올라버린 가격에 대출 규제까지 묶이면서 선뜻 매입에 나서지 못하자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거래 절벽 가운데 아파트값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셋째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주간 조사 누적 기준으로 1.51% 상승했다. 25개 구 중 송파구 아파트값이 2.42%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노원구(2.34%)와 서초구(2.10%), 강남구(2.0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7 보궐선거에서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서울 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최근 서울 곳곳에선 고가와 중·저가 아파트를 불문하고 신고가 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자이’ 전용 114㎡는 지난 2일 3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34억8500만원)를 경신했다. 용산구 이촌동 ‘강촌’ 전용 84㎡도 이달 초 19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기존 최고가(18억1000만원)를 뛰어넘었다.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를 진행 중인 노원구 ‘상계주공’ 일대에서도 잇따라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로또 청약’ 경쟁 치열할 듯
당분간 매물 잠김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 1일부터 양도세율이 큰 폭으로 높아져서다. 규제지역 내 2주택자는 양도세 중과세율이 기존의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3주택자는 20%포인트에서 30%포인트로 상향 조정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양도세율이 높아지면서 매도 대신 증여 등을 택하는 다주택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어 당분간 매도자 우위 장세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축 아파트를 매입하는 대신 신규 분양단지의 청약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올해 서울 강남권에선 ‘로또 청약’이 잇따를 예정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를 비롯해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잠원동 ‘신반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방배5구역) 등이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단지들이다.

다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302가구 모집에 24만4343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 809.1 대 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이 단지는 모든 주택형의 당첨 가점이 평균 70점을 넘겼다.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69점)를 채워야 간신히 당첨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셈이다.
아파트 대신 빌라·아파텔 관심도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매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에선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다세대·연립 매매거래 건수는 5232건(21일 기준)에 달했다. 아파트 거래량 대비 59.2%(1947건) 많았다. 지난 1월 83건 차이에 그쳤던 거래 건수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아파텔’로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 매수를 고려할 수도 있다. 아파텔은 지역에 따라 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 적용돼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하다. 청약 때 주택으로 잡히지 않아 무주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오는 7월부터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시작된다.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 등에서 3만200가구의 사전 청약을 진행한다. 이 중 절반가량인 1만4000가구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한 채’는 자금 여력이 되는 한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필명 빠숑)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출퇴근이 가능하고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며 “아파텔이나 빌라 등 아파트 대체재는 부동산 하락기에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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