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사건 많은데 왜 손씨 사망은 이렇게 큰 관심을 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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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27 09:34   수정 2021-05-27 09:36

"실종 사건 많은데 왜 손씨 사망은 이렇게 큰 관심을 받나요?"



"보통 실종사건이 이렇게 연일 뉴스에 날 정도로 온 국민이 알게 되진 않잖아요. 우리가 모르는 실종 사건이 한해에 엄청 많다는데 이렇게 널리 퍼진 원인이 뭔가요."

그 어떤 생명이라고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겠지만 한 달째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한강 실종' 손 모(22) 씨 사망과 관련해 사건 발생 초기인 지난달 말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게시자는 "실종 대학생의 가족이 힘내길 바란다"면서도 "방정맞은 소리일지 몰라도 우리 가족에게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해야 한강 대학생 사건처럼 알려지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경찰은 손 씨 사망과 관련해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다"며 "지난 4월 25일 실종신고부터 손 씨가 발견된 4월 30일 사이 친구 A군을 참고인 조사하고, 두 차례 최면 조사를 했다. 손 씨가 발견된 후 강력 7개 팀 전원을 투입했고 지난 9일부터 A군을 총 4차례, A군 부모를 각 1, 2차례씩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부검 결과 손 씨 사망원인은 익사로 밝혀졌다. 경찰이 한 달간 수사를 한 현재까지 뚜렷한 타살 혐의가 드러난 게 없는 상황이라 실족사로 마무리될 가능성 또한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술을 마신 뒤 사망한 정황이 드러난 사건에 경찰이 강력 7개 팀 전원을 투입해 한 달 이상 조사하고 관련자 및 목격자 최면 조사를 벌이는 게 일반적인 상황일까.

손 씨 사건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가 미뤄지면서 일각에서는 어떻게 해서 이 사건에 온 국민이 관심을 두고 각종 언론이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는 것일지 궁금해하는 반응이 늘고 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초기 사건에 관심을 두게 한 계기는 손 씨 부친의 블로그 글이었다.

네티즌들은 "아버지가 글을 담담하게 썼는데 그게 더 슬펐다", "너무 멀쩡히 잘 지내던 아이가 황망한 일을 겪으니 가족이 느낄 속상함에 공감이 커졌다. 억장이 무너지고 하늘이 노랬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침착하게 사진과 사건 발생 정황을 서술할 수 있었는지 더 안타까웠다", "손 씨 친구들이 중앙대랑 서울 대학교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다. 의대생이었다는 점도 관심을 끈 데 일조한 것 같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그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정이었다는 게 블로그 글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래서 남 일 같지 않았다. 아버님 역시 전날까지만 해도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하더라"라고 공감했다.

◆ 손 씨 부친 담담한 블로그 글이 심금 울리며 확산 일조



손 씨 부친은 사건이 나기 전부터 블로그로 삶의 기록을 남겨 왔다.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훗날 아들이 기억하지 못할 때 보여주기 위한 일기 목적으로 작성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블로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당초 목적과 달리 손 씨 사망 사건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역할을 했다.

손 씨 아버지는 4월 28일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처음 사건을 알렸다.

손 씨 아버지는 "아이가 안 들어왔다는 말에 5시 반쯤 아내와 한강에 나가서 찾았다"며 "경찰이 동선 파악을 했지만 현실은 영화와 달랐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상황실에서 여기저기를 보고 줌으로 확인하지만 실제로는 일일이 형사들이 협조공문을 보내고 가서 보거나 다운을 받아와야 한다고 했다.

손 씨 아버지는 아들이 실종된 지 사흘이 지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으며 "어디선가 술 깨서 올 줄 알았는데 밤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며 "저도 이런 걸 쓰게 될 줄은 몰랐다. 한강에 아들 실종 시간에 놀러 오신 분은 알려달라"고 당부하며 아들 얼굴과 인상착의가 담긴 현수막을 공개했다.

해당 사건이 아들 친구들을 통해 각종 대학교 커뮤니티에 퍼져나가고 기사화되면서 사건은 큰 관심을 끌게 됐다.

손 씨 친구들은 자발적으로 전국 대학교 에타게시판에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목격자 등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손 씨 아버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 부친이 "내가 먼저 인터뷰 요청을 한 게 아니다"라고 밝힌 것처럼 해당 글이 시선을 끌면서 각종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을 하기 시작했고 기사가 쏟아졌다.

◆ 수익 노리는 유튜버, 손 씨 사건에 달려드는 '사이버렉카' 역할



아울러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한 사건이 있으면 달려드는 ‘사이버렉카’들의 기승 또한 손 씨 사건 화제몰이에 기여했다.

26일 유튜브 통계분석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녹스)’와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손씨 사건과 관련된 영상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유튜브 계정 6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채널의 평균 총 수익은 1586만~3111만원으로 추정됐다. 6개 계정의 평균 조회 수는 손씨 사건 영상물을 올리기 전 하루 평균 약 10만회에서 71만 2000회로 약 7배 증가했다.

이들은 국민적 관심을 이용해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슈퍼챗으로 1000~10만원 단위의 후원을 받거나, 조회 수를 올려 광고단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사이버렉카란 교통사고 현장에 순식간에 나타나는 견인차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 한 영상을 풀어 조회 수를 올리는 유튜버를 말한다.

◆ 실종 사건에 투입될 인력 현저히 부족



현실에서는 모든 실종 사건에 손 씨 사례와 같은 공권력 투입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 인력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다.

한 경찰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음모론 퍼트리는분들께. 의대생 한강 실종 같은 안타까운 사건은 매일 몇 건씩 일어난다"고 적었다.

손 씨 실종 당시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친구 A 씨와 A 씨 아버지가 뒤늦게서야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늑장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지자 올라온 글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라며 "매스컴 탔다고 해서 그때마다 일반 국민들한테 일일이 수사 진행 상황 보고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으니 저 사건 맡은 형사팀은 온통 저 사건에 매달려 있을 텐데 퇴근도 못 하고 평소보다 꼼꼼히 살펴볼 것이다"라며 "그 팀에 배정받은 사건들은 기약 없이 뒤로 밀리는 것이고 그럼 뒤로 밀리는 사건들 CCTV나 블랙박스 지워지는 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럼 다른 팀에서 확인하면 안 되냐고? 그럼 그 팀이 들고 있던 사건들은 또 뒤로 밀린다"며 "의대생 사망 사건은 매스컴 탔으니까 중요하고 다른 사건들은 주목받지 못했으니 별거 아닌 건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사람들이 흥미 가지는 건 이해하는데 아직 종결도 안 된 사건 이때다 싶어 경찰 물어뜯고 온갖 루머만 쫓아다니며 퍼 나르는 모습 보면 한숨 나온다"며 "퇴근 못 하는 수사과 직원들 알아주지도 않는데 주말 없이 고생하는 거 생각나서 속이 갑갑하다"고 적었다.

수사보건복지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청소년을 포함해 만 18세 미만(신고 당시 기준) 아동이 실종됐다는 신고는 총 1만9146건으로 집계됐다.

아동 실종 미발견자 수도 어마어마하다.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아동 미발견자 수는 119명이었다. 같은 기간 성인 미발견자 수는 3743명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실종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이 바로 수사팀이 꾸려져서 진행하는 게 아니라 동선 파악 등으로 진행 상황을 보게 된다. 이때 특별하게 범죄와 연관됐다고 경찰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면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애매하면 인력이 많은 것도 아닌 만큼 굳이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술자리를 갖거나 술버릇이 있는 모든 아이는 다 죽어서 돌아올 거라고, 그래도 마땅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은 없을 것입니다"라고 애끊는 입장을 밝힌 손 씨 부모의 바람대로 사건 경위가 명확히 밝혀지기를 유족은 물론 온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재력과 인맥이 있다고 해서 있는 죄가 없어져서도 안 되고 많은 이들이 범죄 의혹을 제기한다고 해서 없는 죄를 뒤집어써서도 안 될 것이다. 아울러 CCTV 사각지대를 줄여 경찰 인력 투입이 대거 투입돼야 하는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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