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판매 거의 제로 수준"…잘 나가던 아우디에 무슨 일이 [김일규의 네 바퀴]

입력 2021-05-28 05:00   수정 2021-05-28 08:36



지난 4월 아우디 A6 디젤 모델을 계약하고 5월 초 차량을 인도받기로 한 A씨는 당일 갑자기 담당 딜러에게 차량을 등록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본사 사정 때문이라는 게 딜러의 설명이었다. A씨는 "차량 인도 당일 등록이 안된다는 얘기를 들어 황당했다"며 "담당 딜러 역시 직전 주말에야 회사에서 등록 불가 얘기를 들은 터라 따질 데도 없었다"고 말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5월 들어 아우디 상당수 모델이 국내에서 차량 등록을 중지했다. 이 때문에 이달 아우디 국내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는 올 들어 3월까지 매월 2000~3000대안팎 차량을 판매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의 5월 판매량은 거의 제로(0)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측과 불만만 쏟아지고 있다. 아우디 차량에 일부 결함이 생긴 것 아니냐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정부 인증 관련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그러나 "독일 본사의 지침에 따라 일시적으로 출고가 지연되는 것일 뿐"이라며 "빠른 시일 내 정상 출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은 이번 일과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 설명을 종합하면 본사 차원의 내부 오퍼레이션 과정이며, 가끔씩 있는 일이고, 일시적이며,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아우디가 2016~2017년 디젤 엔진 배기가스 인증 조작 파문 뒤 암흑기를 거치면서 각종 점검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아우디가 이런 식으로 출고를 일시 중지한 것은 여러 차례다.

출고 중지 때마다 혼선을 빚는 것은 소비자다. 영업 전선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아우디 측이 매번 정확한 상황을 알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전 예고가 없는 것은 물론 무슨 모델에 어떤 점검 사항이 생겼는지, 언제 정상화하는 지 등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매번 추측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2015년만 해도 연간 3만2500여대를 판매했던 아우디는 배기가스 사태가 벌어진 2016년 이후 급격히 추락했다. 2019년까지 연 1만대 안팎 판매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 작년부터 부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만5500여대를 판매하며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수입차 빅3'에 복귀했다. 절치부심의 결과다.

독일 본사의 지휘를 받는 국내 법인으로서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우디로선 반갑지 않은 상황을 굳이 먼저 알려서 우려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앞설 수도 있다. 그러나 매번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당장의 곤란함은 피할 수 있겠지만, 사업의 지속성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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