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독서 큐레이션] 세상의 규칙을 찾는 열쇠

입력 2021-05-27 17:46   수정 2021-05-28 03:21

인간사와 자연계를 불문하고 만사에는 ‘흐름’이 있기 마련이다. 흐름은 일정한 규칙성을 전제로 한다. 규칙을 찾아내야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 남들이 못 본 규칙성을 간파하는 것이 성공의 첫걸음이요, 자연법칙을 발견하는 희열은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을 것이다. 때론 사람들은 남보다 앞서, 혹은 자기 혼자 흐름과 규칙을 읽기 위해 지름길을 갈구했다. 그 과정에서 이룰 수 없는 갈망은 ‘이상(理想)’의 형태로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흐름 속 규칙 찾기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책 세 권이 새로 나왔다.

《100년 투자 가문의 비밀》(존 로스차일드 지음, 유노북스)은 유명 금융 칼럼니스트가 월스트리트에서 100여 년간 투자 명문가로 손꼽히는 데이비스 가문의 투자 비결을 살펴본 책이다. 주식 및 채권투자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다가 38세에 월스트리트에 입문해 ‘포브스’ 선정 미국 최대 부호로 우뚝 섰던 셸비 데이비스,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 대신 투자원칙과 지혜를 전수받아 1만달러를 37만9000달러로 불렸던 셸비 주니어, 뉴욕의 유명 펀드 매니저로 가문의 명성을 이어간 손자 크리스까지 대를 이어 투자에 성공한 비결을 모색한다.

몸에 밴 검소함에 다른 사람이 동쪽으로 갈 때 서쪽으로 가는 뚝심, ‘수영장이 필요하면 직접 구덩이를 파는’ 적극적인 자세가 부를 일궈내는 일관된 흐름을 보여준다. 두드러진 점은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 “부모의 재산은 너희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것. “스스로 돈을 버는 즐거움을 뺏지 않겠다”는 철학만큼 자녀의 성공을 보장하는 법칙도 없어 보인다.

《원소의 이름》(피터 워더스 지음, 윌북)은 화학 원소 이름들이 자리잡은 과정, 원소의 발견과 관련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전하는 책이다. 학창 시절 ‘수소, 헬륨, 리튬…’식으로 무미건조하게 주기율표를 외우는 것과는 전혀 다른 눈으로 원소를 바라보게 된다. 각 원소의 사연과 규칙성을 알게 되면 118개의 원소가 7줄의 가로줄을 완전히 채운 주기율표가 딱딱한 틀을 벗어나 아름답고 우아하게 다가온다.

찰스 디킨스가 “좋은 집안 아이들은 알루미늄 수저를 물고 태어날 것”이라고 극찬했던 알루미늄(Al), 늑대처럼 다른 금속을 잡아먹는(빨아들인)다고 해서 ‘금속의 늑대’로 불렸던 안티모니(sb) 등의 사연에서 원소 발견 당시 사람들이 주목했던 ‘사회적 가치’를 엿볼 수 있는 점은 덤이다.

《고지도로 보는 유토피아 상식도감》(쓰지하라 야스오 지음, 이다미디어)은 고지도 속에 그려진, 세상 어디에도 없는 땅 ‘유토피아’의 흔적을 정리한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시대와 환경은 달라도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무한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낙원을 동경하는 건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동경이 점점 강해지면서 사람들은 이상향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유토피아는 지도 속에 구체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고지도와 유토피아에 대한 기록을 접하다 보면 사람들의 욕망이 남긴 뚜렷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역사의 뒤편을 비추고, 옛사람들의 왕성한 상상력과 아름다운 꿈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인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를 가늠하고 예측하는 법에도 눈이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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