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에 6·25전쟁 언급까지?…文·바이든 따라한 北·中 [송영찬의 디플로마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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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29 19:35   수정 2021-05-29 19:37

'노마스크'에 6·25전쟁 언급까지?…文·바이든 따라한 北·中 [송영찬의 디플로마티크]

‘노 마스크’에 팔짱을 낀 두 사람이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 앞에 서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오른쪽)과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입니다. 지난 2월 부임한 리 대사가 왕 장관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데 시기가 묘합니다. 세 달 가량 안 만나던 두 사람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지 닷새 만에 처음, 그것도 ‘노 마스크’로 만난 것입니다. 북한은 ‘방역’을 이유로 국경까지 봉쇄했고, 중국은 같은 이유로 외국 외교사절단도 수도에 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 샤먼을 향했습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베이징의 방역 상황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정 장관과 왕 장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만났습니다.


이 때문에 노 마스크 회동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담을 한 모습을 의식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한·미 양국 정상은 단독회담부터 각 부처 장관과 참모들이 참석한 확대회담까지 총 171분간 ‘노 마스크’로 대화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대면 정상회담을 진행한 것은 한·미 양국 모두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밝힌 왕 장관의 발언도 주목해볼 만한 합니다. 왕 장관은 이날 “옛 지도자들이 친히 조성한 양국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 속에서 흘린 피가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외부 침략’은 6·25전쟁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6·25전쟁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미국의 침략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뜻입니다. 중국과 북한이 ‘혈맹’이라는 걸 강조하며 당시 전쟁에서 맞섰던 한·미를 정면 겨냥한 것입니다.


특히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6·25전쟁 영웅인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의 영예인 명에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두 정상이 전쟁 영웅 양 옆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함께 찍은 사진은 지난 정상회담 중 최고의 사진으로 꼽혔습니다. 중국과 북한은 자신들이 한·미와 맞서 싸운 ‘혈맹’임을 강조하면서 6·25전쟁 영웅을 기리며 동맹을 강조한 한·미 양국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왕 장관과 리 대사가 함께 만찬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역시 한·미 정상 간의 ‘크랩 케이크’ 회동과 같은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서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회담 사실은 중국 외교부 발표나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의 보도에 앞서 홍콩 방송사 보도를 통해 먼저 공개된 것도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 역시 양국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중국은 최근 부쩍 리 신임 대사를 환대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리 대사는 지난달 무려 29개국 대사와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출했습니다. 이 중 왕 장관과 단독 접견한 대사는 리 대사가 유일합니다. 지난 7일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중 3주년 사진전이 열리자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을 비롯해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지난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는 2018년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남북한 판문점선언 등을 지지한다는 표현이 들어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초반에 보였던 대북 접근법과 비교하면 전향적인 모습이긴 합니다. 하지만 남북 및 미·북 대화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는 정부·여당의 설명과 기대와는 달리 북한은 중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노 마스크 회동에 ‘혈맹’을 강조한 중국과 북한. 한국이 미·중 양국 사이에서 힘들게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은 이러한 갈등을 기회로 삼으며 외교적 입지를 강화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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