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사들은 올 들어 철광석 등 원료 가격이 급등하자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인상해달라고 완성차업체들에 요구해왔다. 현대제철은 5월 실적 발표에서 “올해 원료 가격이 상승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완성차업체에 가격 인상안을 제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철광석 가격은 대표 가격 지표인 ‘플라츠’ 기준 지난해 t당 101달러에서 올 1분기 158달러로 급등했다.
강판 가격 인상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수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차값 인상이 어려운 완성차업계는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신차는 인상된 부품값을 기준으로 가격이 산정되는 만큼 판매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업체들은 올초부터 선제 인상에 나섰다. 세계 타이어 가격을 좌우하는 프랑스 미쉐린은 3월부터 북미 지역에서 트럭용 타이어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7월에도 13% 인상할 예정이다. 일본 브리지스톤과 미국 굿이어도 4월에 이어 6월에도 제품 가격을 올린다.
타이어업계의 잇단 가격 인상은 자동차 시장 회복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필수 원자재인 고무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 천연고무 거래 기준인 일본 도쿄상품거래소의 천연고무 선물가격은 지난 28일 ㎏당 256.8엔(약 26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 말(㎏당 137.4엔)보다 약 86.9% 치솟았다.
구리 가격 급상승은 전기차 판매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내연기관차는 대당 55㎏의 구리가 필요한 데 비해 전기차는 65~80㎏을 쓴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구리 가격이 33% 오르면서 전기차 한 대에 1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더 들어가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전기차엔 차량용 반도체도 내연기관차 대비 최대 다섯 배 더 들어간다. 차량용 반도체는 공급 부족 사태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가 5월 조사한 결과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10% 이내 인상됐다’는 업체가 50%, ‘10~20% 인상됐다’는 업체는 33.3%에 달했다. 반도체를 적기에 사려면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독일 인피니온 등 글로벌 반도체업체에 정상가 대비 10% 안팎의 웃돈을 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도 마찬가지다. 알루미늄은 자동차 열관리 솔루션에 주로 필요한 원자재다. 열관리 기업 한온시스템은 5월 실적 발표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은 대부분 완성차업체에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계약 시 원자재 가격 변동이 판매가격과 연동돼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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