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 보석 석방…복귀 여부 '촉각'

입력 2021-06-01 09:41   수정 2021-06-01 13:49


자기자금 없이 자금돌리기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는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가 보석으로 석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문 전 대표로 촉발된 신라젠 사태는 주식거래 정지 등으로 이어지면서 소액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

1일 한경닷컴 취재 결과 서울남부지법 제14부 형사부는 문 전 대표가 신청한 보석을 지난 4월22일 인용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지난해 10월 건강 상태 악화로 수감 상황을 감내하기 어렵다면서 보석 신청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서울남부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올 때부터 한쪽 눈에 안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보석 허가 조건으로 문 전 대표에게 보증금 1억원 납부를 명령했다. 주거지는 제한하고, 별지 기재 지정조건을 성실히 지켜야 한다고 명시했다. 조건 위반 시 보석 취소와 함께 보증금 몰취 및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다.

문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에 석방된 것을 알고 연락을 취하려고 했으나 오는 7월 재판을 앞두고 외부와의 연락을 최소화 한 것으로 안다"면서 "건강상태도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신라젠 최대주주인 문은상 전 대표는 신라젠이 상장하기 전인 2014년 자기자본 없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부당이득 1918억원을 취득하는 등 신라젠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 사태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6월29일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렸다. 같은해 8월6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개최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으나 석달만에 다시 개최한 기심위에서 개선 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신라젠은 지난해 5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 신규 최대주주 지분 15% 이상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당시 거래소는 신라젠에 추가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면서 신규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한 최대주주(문은상 전 대표)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은상 전 대표가 보유 중인 신라젠 주식 369만637주(5.15%)는 검찰의 추징보전으로 압류된 상태여서 주식 매각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매매만 어려울 뿐 주주총회 등에서 의결권 행사는 여전히 가능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문은상 전 대표가 보유한 신라젠 주식은 매매만 불가능할 뿐 의결권 행사는 가능하다"면서 "신라젠 측에 확인해본 결과 문 전 대표가 그동안 의결권을 행사해 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젠은 거래재개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엠투엔을 선정한데 이어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연내 거래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신라젠은 전날 엠투엔과 6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본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엠투엔에 보통주 1875만주를 주당 3200원에 발행한다. 납입일은 오는 7월15일이다. 엠투엔은 신라젠 신주 전량을 3년간 보호예수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자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엠투엔과 본계약 체결을 계기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겠다"면서 "본계약 이후에도 양사의 긴밀한 협력으로 거래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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