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이틀 후 남편 전 부인에 신장기증한 여성

입력 2021-06-02 10:17   수정 2021-06-02 10:20


미국에서 한 50대 여성이 결혼식 이틀 뒤 남편의 전 부인에게 신장을 이식해 줘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오칼라에 거주하는 데비 닐스트릭랜드(56)는 최근 남편 짐 머스의 전 부인인 밀레인 머스(59)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이식해줬다.

데비는 짐과 결혼하기 전부터 밀레인과 가족 모임에서 만난 뒤 우정을 쌓아왔다. 이혼한 지 20년이 되어가지만 짐과 밀레인이 슬하의 두 자녀를 함께 돌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데비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장기 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장기기증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고 말했다.

데비는 전에도 낭성섬유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던 가족에게 자신의 폐한 쪽을 내어주겠다고 제안했다가 부적합 판정으로 이식을 해주지 못한 적이 있다.

이식 수술 날짜는 코로나19에 따른 절차 중단 등으로 지연돼 짐과 데비의 결혼식 이틀 뒤로 잡혔다.

데비와 밀레인은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곧바로 상대방을 애타게 찾았다. 결국 남편 짐이 신부를 휠체어에 태운 뒤 자신의 전 부인의 병상으로 데려다줬다고 한다.

이들은 자신들을 '신장 자매'라 칭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손자들을 함께 돌보기도 한다는 이들은 올여름에는 다 함께 가족여행도 가기로 했다.

건강한 새 삶을 찾은 밀레인은 "데비가 내 생명을 구했다"면서 "'가족'으로서 함께 더 결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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