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강의 재탕인데 학비는 똑같이 받나"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 소송

입력 2021-06-02 17:25   수정 2021-06-03 01:23

지금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불러온 최악의 재정난에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중심이 돼 구성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코로나19로 대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당했다”며 지난해 7월부터 전국 42개 대학과 정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사립대에는 학생 한 명당 100만원, 국·공립대에는 1인당 50만원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소송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창궐하고 3학기가 지났는데도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원격수업의 품질이 있다. 수도권 사립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교수님이 2020년이나 2021년이나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영상을 틀고 있는데도 학비는 그대로”라며 “쌍방향 강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 측은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인해 아직도 원격수업 인프라 구축이 버겁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학들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직전 3개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이내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인상은 꿈도 못 꾸는 형편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2009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에 치솟은 물가까지 고려하면 10년 이상 등록금 수입이 감소해 온 셈”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대학 입학금도 전면 폐지돼 학생들 ‘주머니’에 기대는 대학 재정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2017년 기준 평균 77만원이었던 사립대 입학금은 이후 단계적으로 인하 또는 폐지돼 지난해엔 전체 사립대의 56%가 없앴다. 올해에는 70%, 내년에는 100%가 폐지할 계획이다.

이렇다 보니 교육계에서는 “대학들의 수입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궁극적으로는 상당수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은진 전대넷 대외협력국장은 “대학들이 진작에 수입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기대는 비정상적 재무 구조를 바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곪을 대로 곪은 상처가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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