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기부금 굴려 年 20억弗 확충…韓 대학은 원금 까먹어

입력 2021-06-02 17:28   수정 2021-06-10 15:28

미국 하버드와 스탠퍼드 등 해외 유수의 대학들은 막대한 규모의 기부금을 주식·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재정을 확충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대학은 기금 운용 전문성이 떨어져 제대로 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버드대 기금을 운용하는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는 2020회계연도(2019년 7월~2020년 6월)에 7.3%의 수익률을 올렸다. HMC는 이 수익을 기반으로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의 학교 운영 예산을 하버드에 지급했다.

이는 전체 운영 예산의 37%에 해당한다. 하버드대는 2020회계연도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HMC의 운용 덕에 순자산이 늘어 총자산은 500억달러(약 55조500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도 스탠퍼드매니지먼트컴퍼니(SMC)의 대규모 기부금 투자 수익을 통해 매년 1조원 이상의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해외 유수의 대학들은 이 같은 수익에 기대 세계적 수준의 대학 교육과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 대학들의 투자 성적은 ‘낙제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학년도(2019년 3월~2020년 2월) 사립대학별 교비회계 적립금 유가증권 투자 현황’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39개와 전문·원격대학 19개의 유가증권 투자원금은 총 1조5308억원으로, 이 기간에 원금의 0.4%에 해당하는 63억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증시가 코로나19 쇼크에서 벗어나면서 급등세를 보였는데도 서울 10개 사립대 중 상당수는 2020학년 교비회계에서 저조한 운용 수익을 보였다. 서울의 한 사립대의 경우 2개 사모펀드에 거액을 넣었다가 100억여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대는 전체 적립금 중 등록금 회계에서 비등록금회계로 전출된 적립금 상당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의 2분의 1 한도에서 주식 투자가 가능하다. 이처럼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게 아니지만, 자산 운용 노하우가 많지 않고 운용 손실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아 수익률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대학가의 설명이다. 한 사립대 교수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이 기금 수익을 높이려는 노력을 등한시한 채 정부 지원만 바라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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